고대사

고대 이집트인은 왜 미라에서 심장만은 꺼내지 않았을까?

고대 이집트의 미라 제작 과정에서 간, 폐, 위, 장 등 대부분의 장기는 몸 밖으로 꺼내 별도로 보관했지만, 놀랍게도 심장만은 예외였습니다. 오히려 심장은 반드시 몸 안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여기에는 깊은 종교적 신념이 숨어 있습니다.

심장은 지혜와 영혼의 중심

고대 이집트인들은 심장을 단순한 혈액 펌프가 아니라 지능, 감정, 기억이 모이는 존재의 핵심이라고 믿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심장을 통해 육체를 떠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세로 가는 여정에서 심장은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였습니다.

죽은 자의 재판, '심장 계량 의식'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죽은 자는 저승에서 아누비스 신 앞에 서서 자신의 심장과 '마아트(Ma'at)의 깃털'의 무게를 비교하는 심판을 받습니다. 심장이 깃털보다 가볍거나 같다면 정직하게 살았다는 증거로 영원한 생명을 얻고, 반대로 무겁다면 괴물 아무트에게 삼켜진다고 믿었습니다.

이 때문에 심장을 훼손하면 내세에서 심판받을 자격조차 잃는다고 여겨졌고, 미라 제작자들은 심장을 절대 제거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심장이 손상되거나 분실된 경우에는 '심장 스카라브(scarab)'라는 부적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장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간, 폐, 위, 장은 각각 적출되어 '카노푸스 단지(canopic jar)'라 불리는 특수한 항아리에 나누어 담겼습니다. 각 단지는 호루스의 네 아들 신이 지켰는데, 인간 머리의 임세티는 간을, 개코원숭이 머리의 하피는 폐를, 자칼 머리의 두아무테프는 위를, 매 머리의 케베흐스누에프는 장을 맡았습니다. 이 단지들은 미라와 함께 무덤에 안치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뇌는 코를 통해 긴 후크로 꺼내어 버려졌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뇌가 특별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장과 뇌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대우는 그들의 사후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론

고대 이집트인들이 심장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 이유는, 심장이야말로 영혼이 내세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해주는 열쇠였기 때문입니다. 심장을 지키는 것은 곧 영원한 생명을 지키는 일이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