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배경
11세기 중반 잉글랜드를 다스렸던 고해왕 에드워드(Edward the Confessor, 재위 1042~1066)가 헤리퍼드에서 웨일스인 전원을 처형했다는 주장이 종종 언급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역사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역사 기록에는 어떻게 나와 있나?
당대 또는 중세의 어떤 사료에서도 에드워드 왕 치세에 헤리퍼드 지역의 웨일스인들이 대규모로 처형되었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앵글로색슨 연대기(Anglo-Saxon Chronicle), 우스터의 플로렌스(Florence of Worcester)의 연대기 등 주요 중세 문헌 어디에도 이러한 집단 처형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즉, '고해왕 에드워드가 헤리퍼드에서 모든 웨일스인을 처형했다'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졌거나 잘못 전해진 이야기로 보아야 합니다.
실제 잉글랜드-웨일스 관계는 어땠나?
다만 에드워드 치세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사이에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알려진 역사적 사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55년: 웨일스의 왕 그리피드 압 르웰린(Gruffydd ap Llywelyn)이 머시아 백작 앨프가르(Ælfgar)와 동맹을 맺고 헤리퍼드를 공격해 도시를 약탈했습니다.
- 1063년: 해럴드 고드윈슨(Harold Godwinson)이 웨일스 원정을 감행하여 그리피드를 격파했고, 그리피드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이처럼 국경 지대인 헤리퍼드셔는 분쟁의 무대가 되곤 했지만, 웨일스인 전체를 상대로 한 대량 처형이 있었다는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결론
고해왕 에드워드가 헤리퍼드에서 모든 웨일스인을 처형했다는 주장은 신뢰할 수 있는 사료로 뒷받침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당시 잉글랜드와 웨일스 간의 충돌은 실재했지만, 특정 민족 집단을 대상으로 한 집단 학살이나 전원 처형이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중세 문헌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때는 반드시 당대의 1차 사료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