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은 인쇄술의 요람으로 불립니다.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조립해서 쓰고 다시 해체할 수 있는 가동식 활자(활판) 기술 역시 중국에서 처음 탄생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에서 활자가 발명된 시기는 정확히 언제일까요?
비승이 만든 세계 최초의 점토 활자
고대 중국에서는 실제로 점토를 이용한 인쇄 방법이 발명되었습니다. 북송(北宋) 시대의 장인 비승(畢昇)이 1041년부터 1048년 사이, 즉 경력(慶曆) 연간에 세계 최초의 가동식 활자인 도자활자(陶活字)를 완성했다는 기록이 송나라 학자 심괄(沈括)의 『몽계필담(夢溪筆談)』에 전해집니다.
비승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점토로 작은 글자 조각을 빚어 불에 구워 단단하게 만든 뒤, 철판 위에 송진과 밀랍을 녹여 글자들을 배열하고 눌러 고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쇄가 끝나면 열을 가해 글자를 분리해 다음 판본에 재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이었습니다.
15세기 유럽,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다만 오늘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근대적 의미의 활판 인쇄는 15세기 유럽에서 등장했습니다.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는 1440년경 납·주석·안티모니 합금으로 제작한 금속 활자와 인쇄기를 결합해 대량 인쇄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발명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시대 지식의 대중화를 이끌며 서양 문명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두 발명의 차이와 의미
중국의 점토 활자와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는 재료와 활용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점토 활자는 내구성이 약하고 한자처럼 문자 수가 방대한 환경에서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금속 활자는 내구성과 정밀도가 뛰어나 대량 인쇄에 적합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고대 중국에서 활자가 발명된 시기는 11세기 중반, 1041년에서 1048년 사이이며, 그 주인공은 비승입니다. 그리고 15세기에 구텐베르크가 유럽에서 금속 활자 인쇄술을 완성하면서 인쇄 문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두 발명 모두 인류의 지식 전파 방식을 바꾼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