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先史時代)는 문자 기록이 등장하기 이전의 인류 역사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선사시대는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단 하나의 보편적인 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구 대상이 되는 지리적 지역에 따라 그 시작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선사시대의 시작과 끝을 정하는 두 가지 기준
일반적으로 선사시대는 특정 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호미닌드(hominid, 인류 조상) 존재 증거가 나타나는 시점부터 시작하여, 그 지역 문화의 역사적 시간선 안에서 문자 기록이 처음 등장하는 시점까지를 의미합니다.
즉, 선사시대의 범위는 '인류가 언제 그 땅에 살았는가'와 '그 사회가 언제 문자를 갖게 되었는가'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지역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는 경계선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수백만 년 전의 호미닌드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선사시대가 극도로 길게 이어집니다. 반면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기원전 3200년경 쐐기문자가 등장하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선사시대가 막을 내리고 역사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반대로 문자가 늦게 전래된 지역, 예컨대 일부 도서 문화권이나 오세아니아의 여러 사회에서는 훨씬 후대까지 선사시대가 지속되었습니다. 같은 지구 위에서도 어떤 지역의 선사시대는 수백만 년에 이르는 반면, 어떤 지역은 불과 수천 년에 불과한 것입니다.
'보편적 시작점'이 없다는 것의 의미
이처럼 선사시대는 세계 공통의 하나의 연표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고유의 고고학적 증거와 문자 수용 시점에 따라 개별적으로 설정됩니다. 따라서 선사시대를 연구할 때는 반드시 '어느 지역의' 선사시대인지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이것이 선사학과 고고학에서 지역별 편년(編年)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