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르네상스 시대에 수세식 화장실은 어떻게 작동했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르네상스 시대(14세기~17세기)에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수세식 화장실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시대에도 위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장치와 시도가 있었으며, 그중 일부는 훗날 근대 수세식 변기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일반 대중이 사용한 위생 시설

르네상스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장실 대신 요강(변기 항아리)을 사용했습니다. 요강은 침실 구석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한 뒤 내용물을 길거나 하수구에 버리는 방식이었는데, 위생적으로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도시에서는 분뇨를 수거해 농경지의 거름으로 파는 '야간 분뇨 수거인'들이 활동했지만, 체계적인 하수 처리 시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결과 거리와 골목이 오물로 더러워지는 경우가 흔했고, 각종 전염병이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성과 저택의 '가데로베'

귀족들의 성에는 가데로베(garderobe)라 불리는 간단한 배출식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좁은 방 바닥의 구멍 아래로 오물이 성벽 바깥 해자나 도랑으로 떨어지는 구조였습니다. 이름처럼 옷을 걸어두는 공간으로도 쓰였는데, 강한 악취가 옷벌레를 쫓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존 해링턴의 초기 수세식 변기(1596년)

흥미롭게도 르네상스 말기인 1596년, 영국의 시인이자 궁정인이었던 존 해링턴 경(Sir John Harington)이 물로 씻어내리는 변기를 발명해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선사했습니다. 그는 이 장치를 '아약스(Ajax)'라 명명하고 작동 원리를 설명한 책까지 출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이를 기묘한 발명품으로 여겨 웃음거리가 되었고,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습니다.

현대 수세식 화장실의 탄생

오늘날과 같은 수세식 변기가 실용화된 것은 르네상스보다 약 200년 뒤인 1775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시계공 알렉산더 커밍이 악취를 차단하는 S자형 트랩 특허를 받으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조지프 브라마 등의 개량을 거쳐 19세기에 들어서야 상수도와 함께 수세식 화장실이 유럽과 미국에 본격적으로 보급되었습니다.

요약: 르네상스 시대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없었고, 사람들은 요강·외부 배변 시설·가데로베 등을 사용했습니다. 1596년 해링턴의 초기 발명이 있었으나 보급되지 않았으며, 현대적 수세식 변기는 18세기 후반에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