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독일 튀빙겐 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이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 지역의 바세트키(Bassetki) 마을에서 발굴한 아시리아 설형문자 서판의 번역 결과가 공개되면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고고학 미스터리에 답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이 마을이 고대 왕실 도시 '마르다만(Mardaman)'의 소재지라는 사실입니다.
마르다만은 메소포타미아 고대 문헌에 여러 차례 언급된 도시였지만, 그 정확한 위치는 지금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 도시는 기원전 2200년부터 1200년까지 약 천 년간 존속했으며, 그 기간 동안 왕국의 수도로서 여러 차례 정복과 파괴를 겪었습니다.
2017년 여름, 튀빙겐 대학교 근동연구소 고고학자들은 중세 아시리아 제국 시기인 기원전 1250년경으로 추정되는 점토판 92점을 발굴했습니다. 이 점토판들은 다른 유물들과 함께 도자기 용기 안에 넣어진 채 두꺼운 점토층 아래에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언어학자 베티나 파이스트(Betina Faist) 교수는 당시 도시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한 이 텍스트들의 판독과 번역을 맡았습니다.

번역 작업 끝에 파이스트 교수는 서판 발견지를 고대 마르다만으로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곳은 아시리아 총독의 관저가 자리한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이 발견은 기원전 13세기 북부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 상당 지역을 지배하던 아시리아 제국의, 그동안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속주의 존재를 보여줍니다.
점토판에는 총독 '아슈르나시르(Assur-nasir)'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그의 직무와 활동 내용 또한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헌에 따르면 마르다만은 기원전 1786년, 당시 최강의 통치자 중 한 명이었던 샴시아다드 1세(Shamshi-Adad I)가 정복한 왕국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는 이 도시를 자신의 상부 메소포타미아 제국에 편입시켰습니다. 몇 년 후 이 도시는 후르리(Hurrian) 계통 통치자 티슈울메(Tish-ulme)의 지배 아래 독립 왕국으로 다시 섰습니다. 이후 자그로스 산맥의 투루쿠(Turukku)족—일부 학자들은 이들을 '바다 민족'의 하나로 보기도 합니다—에게 파괴될 때까지 도시는 번영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도시의 종말은 아니었고, 아시리아의 지배 아래 현재 번역된 문서가 작성된 기원전 1250년에서 1200년 사이까지 도시는 계속 존속했습니다.

기원전 2100년에서 2000년 사이 우르 제3왕조 시대의 문헌들은 마르다만을 메소포타미아 제국 북방 변경의 주요 도시로 묘사합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역사상 최초의 제국으로 꼽히는 아카드 제국 시대의 것으로, 강력한 통치자 나람신(Naram-Sin)의 치세인 기원전 2250년경 이 도시가 처음 파괴되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마르다만으로 확인된 바세트키 유적 자체가 훨씬 오래된 청동기 시대, 즉 기원전 3000년경에 이미 세워졌다는 사실입니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다른 메소포타미아 도시들의 위치를 찾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