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상태는 놀랍도록 양호합니다. 그리스계 왕조가 집권했던 프톨레마이오스 시대(기원전 323~3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40여 구의 미라가 이집트의 지하 묘소인 카타콤에서 화려하게 공개되었습니다. 이집트 문화재부가 주관한 이번 공개 행사는 세계 고고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남성, 여성, 어린이, 그리고 일부 동물로 추정되는 미라화된 유해들은 수도 카이로 남쪽에 위치한 투나 엘게벨(Tuna el-Gebel) 유적지의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가족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2019년 2월 2일 토요일, 가족을 동반한 약 40명의 외교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칼리드 엘아나니(Khaled El-Enany) 이집트 문화재부 장관이 연초 공개 행사를 통해 2019년 첫 고고학적 발견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되며 노련함을 더해온 이러한 공개 쇼는 이집트가 자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홍보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리넨으로 감싸고 데모틱 문자로 장식된 미라들
미라를 직접 보려면 가느다란 사다리를 타고 9미터 길이의 좁은 석조 통로를 내려가야 합니다. 카이로 남쪽, 중부 이집트 미냐(Minya) 주의 투나 엘게벨 고고학 유적지 모래 언덕 아래에는 넓은 지하 공간이 있으며, 이곳을 통해 여러 개의 작은 암굴 방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공동묘지에서는 2017년 4월에도 다수의 미라 유해가 발굴된 바 있습니다.
일부 미라는 여전히 채색된 카르토나주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사진 출처: Mohamed EL-SHAHED / AFP
암굴 안에는 갈색빛을 띠는 미라들이 바닥에 눕혀져 있거나 흰 점토로 만든 열린 관 안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성별과 크기가 제각각인 이 미라들은 리넨 천으로 감싸져 있거나 고대 이집트어의 한 종류인 데모틱(demotic) 문자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일부 미라에게서는 아직도 색상이 남아 있는 카르토나주(cartonnage) 조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당시 장례용 가면을 만드는 데 사용되던 재료입니다.
매장 유해 중 어린이 12명과 동물 6마리가 확인되었다. 사진 출처: Mohamed EL-SHAHED / AFP
'평민 부르주아지'의 가족묘
이집트 문화재부에 따르면 남녀와 어린이, 나아가 애완동물까지 한자리에서 발견된 이 가족묘는 마지막 파라오 왕조의 이름을 딴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서민 계급', 즉 평민 중산층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스계 출신인 이 왕조의 마지막 군주는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기원전 67~30년)로, 그녀의 통치가 막을 내리면서 이집트는 로마의 지배 아래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발굴 현장에서는 문자가 새겨진 도기 파편인 오스트라콘(ostracon)과 파피루스 조각들도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이집트 고대유물 최고위원회의 무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 사무총장은 이러한 유물들을 근거로 일부 매장은 초기 로마 시대와 비잔틴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