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사막 암벽에 새겨진 실물 크기 낙타들: 사우디아라비아 '카멜 사이트'의 기념비적 부조 발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물 크기의 단봉낙타 부조가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암벽에 새겨진 이 조각들은 아라비아 반도 암각 예술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막 암벽에 새겨진 실물 크기 낙타들: 사우디아라비아  카멜 사이트 의 기념비적 부조 발견

사우디아라비아 자우프주의 바위 노두 정면에는 고부조 기법으로 조각된 한 마리의 단봉낙타가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막 속에 숨겨진 낙타 조각들의 세계

최근 낙타과 동물들이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한 동굴 벽에서 8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최고(最古)의 박트리아 낙타 그림이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아라비아 낙타'라고도 불리는 단봉낙타(Camelus dromedarius)의 대형 조각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암석을 깎아 만든 낙타과 동물과 말과 동물 조각군 가운데서 발견된 이 작품은, 사우디 국립유산위원회 소속 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 합동 고고학자 팀에 따르면 이런 유형으로는 유일한 표현입니다. 이 성과는 학술지 Antiquity에 게재되었습니다.

발견 장소는 아라비아 북서부의 자우프주로, 암각화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이미 알려져 있던 곳입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이 지역은 몇 달 전 항공 촬영으로 확인된 수수께끼의 지상 구조물 등, 뜻밖의 보물들을 하나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 역시 전문가들의 예리한 안목이 필요했습니다. 아라비아 사막의 세 개 분홍빛 사암 능선에, 배경과 색조를 맞춘 톤온톤 기법으로 조각된 십여 점의 작품을 감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유적지는 '카멜 사이트(Camel Site)', 즉 '낙타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카멜 사이트'의 기념비적 부조 앞에서

사막 암벽에 새겨진 실물 크기 낙타들: 사우디아라비아  카멜 사이트 의 기념비적 부조 발견
'카멜 사이트'의 고부조 앞에 선 연구자. © CNRS/MADAJ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오리앙트-지중해 연구소 소속으로 이번 조사를 이끈 기욤 샤를루(Guillaume Charloux)는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이런 고대 암석 지형이 상대적으로 희귀하다는 점이 그동안 이러한 암각 예술의 발전, 기능,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이 작품들에 대한 분석과 양식 비교 결과, 나바테아와 파르티아의 영향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보이는 독특한 아라비아 조각 전통이 시사됩니다."

여기서 나바테아인은 기원전 4세기부터 서기 1세기까지 요르단 인근에서 활약한 상인과 상단(商團)의 문명으로, 요르단의 유명 도시 페트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다인 살리흐 유적을 건설한 사람들입니다. 파르티아는 기원전 4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 아라비아 반도 해안까지 세력을 뻗었던 강대한 페르시아 세력을 가리킵니다.

왜,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나

생명체가 살기 어려워 보이는 이 외딴 곳에 조각가들이 기원전 마지막 세기부터 서기 초세기, 즉 그리스도 탄생 무렵에 이곳으로 이끌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왜일까요? 이 흔적들은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요? 연구진은 "아마도 지리적 표지였거나 숭배 장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라비아 반도 암각 예술 연구의 새로운 탐구 영역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 "The art of rock relief in ancient Arabia: new evidence for the Jawf province", Antiquity, 2018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