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고고학 발굴에서 출토된 은 퇴적물의 화학적·동위원소 조성을 분석한 최신 연구가 페니키아 문화 확산의 시기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납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페니키아인들이 지중해 서부에서 금속을 탐색하기 시작한 시기가 기존 학설보다 훨씬 이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이파 대학과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 공동 연구진의 이 논문은 권위 있는 학술지 PNAS(미국립과학원 회보)에 2월 25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연구는 이스라엘의 텔 도르(Tel Dor), 아코(Acre), 에인 호페즈(Ein Hofez)에서 발견된 세 개의 대형 페니키아 은 매장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지역에서는 은이 자연적으로 산출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진의 목표는 이 은의 정확한 출처를 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논문의 주저자인 칠라 에셸(Tzilla Eshel)에 따르면, 은이 출토된 도시들은 레바논 해안에서 이스라엘 북부 해안에 이르는 페니키아 영역에 속했으며, 유사한 물질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고고학적 발굴에 따르면 페니키아 문화는 기원전 11세기부터 이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반면 페니키아인들이 이베리아 반도에 도달한 시기는 통상 기원전 9세기 후반으로, 사르디니아는 기원전 8세기 후반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은은 소량의 은을 함유한 납광석에서 생산되는데, 제련 후 남은 납의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해당 금속이 어느 지역 광산에서 채굴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북부 해안의 텔 도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은(기원전 10세기 후반)은 동부 아나톨리아와 사르디니아산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면 이보다 50~100년 늦은 에인 호페즈의 은은 거의 전적으로 이베리아 반도산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페니키아 확장의 경로와 속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며, 서부 지중해 고고학 발굴에서 밝혀진 것보다 약 100년 일찍 금속 탐색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즉, 페니키아인들은 사르디니아와 이베리아 반도에 귀금속 채굴 기반을 마련하는 긴 탐험 단계를 거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서쪽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페니키아인의 확장을 이끈 핵심 동력이 금속이었으며, 기원전 10~9세기 동안 은을 찾아 나선 탐색 활동이 식민지 건설 이전 단계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이론을 뒷받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