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200년 전 고대 히타이트 제국에서 중요한 종교적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지 야질리카야(Yazılıkaya). 최근 새로운 연구 이론에 따르면, 이곳에서 발견된 석조 부조들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날짜와 대축일, 태양년을 표시하는 고대 달력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야질리카야'는 터키어로 조각된 바위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대규모 청동기 시대 석회암 유적지의 부조는 수십 년간 학계의 연구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핵심적인 측면이 간과되어 왔다고 주장합니다.
연구진은 일부 신들을 묘사한 부조가 한 달의 일수를 나타낸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조각 아래에는 달력 기능을 암시하는 표식도 발견되었습니다.

루위안 연구에 전념하는 국제 재단인 Luwian Studies의 회장 에버하르트 장거(Eberhard Zangger)와 바젤 대학교의 리타 가우치(Rita Gautschy)는 12명의 신이 등장하는 부조 중 하나가 1년의 12개월을 상징하며, 다른 부조에는 한 달의 30일이 표현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두 연구자는 고대 히타이트인들이 30명의 신 중 첫 번째 신 아래에서 한 달의 시작을 표시한 뒤, 거꾸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날짜를 계산했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보름달의 중요성 역시 일부 조각품에 표현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조에 새겨진 숫자의 총합은 1년의 일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장거와 가우치는 히타이트인들이 이 체계를 활용해 음력과 태양력을 일치시키기 위해 추가 달(윤달)이 필요한 시점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아가 두 연구자는 하지(夏至)와 같은 중요한 천문 현상을 기념하기 위해 다른 히타이트 건축물들도 건설되었다고 제안합니다. 실제로 Journal of Skyscape Archaeology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저자들은,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사(Hattusa)에서 출토된 수많은 문헌이 태양신 및 천상 점술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고대 바빌론의 점성술·천문학 관행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합니다.
야질리카야 신전에는 기원전 13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인간·동물·신화 속 인물을 묘사한 90개 이상의 암석 조각이 남아 있습니다. 이 유적지는 터키 보가즈쾨이(Bogazköy)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히타이트의 수도였던 하투사에서 불과 2km 떨어져 있어 같은 고고학 유적지군을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