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하드리아누스 성벽의 숨은 보물, 빈돌란다 로마 유적지에서 발견된 2세기 가죽 장난감 쥐

영국 노섬벌랜드의 고대 로마 요새 유적지 빈돌란다(Vindolanda) 박물관의 보존팀이 서기 2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죽 장난감 쥐를 공개했습니다. 이 유물은 작은 쥐 모양으로 오려낸 납작한 가죽 조각으로, 가죽 찌꺼기들이 가득 담긴 주머니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각지고 기하학적인 윤곽 탓에 도마뱀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몸통과 꼬리에 새겨진 홈은 확연히 털을 표현한 것입니다. 유물의 길이는 12.2cm, 너비는 2.6cm에 이릅니다.

하드리아누스 성벽의 숨은 보물, 빈돌란다 로마 유적지에서 발견된 2세기 가죽 장난감 쥐

이 장난감은 빈돌란다 고대 로마 요새의 하층 토양에서 출토된 가방·신발 등 방대한 가죽 유물 컬렉션의 일부입니다. 산소가 거의 공급되지 않는 혐기성 토양에 묻혀 있었던 덕분에 썩지 않고 1,800년 가까이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쥐 장난감은 요새 지휘관의 관사에서 나온 것으로, 지휘관 자녀 중 한 명의 소유품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주머니는 1993년에 발견되었으며, 연대는 서기 105~130년경, 즉 현재의 벨기에 지역 출신 부대 '퉁그리족(Tungrains)' 첫 번째 코호트가 이곳에 주둔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물관 큐레이터 바버라 버클리(Barbara Birley)는 "빈돌란다에 아이들이 살았다는 증거는 상당히 많지만, 정작 남아 있는 장난감은 거의 없습니다. 이 작은 쥐가 북쪽 국경에서 어린이들의 장난감이자 놀이 도구였다면 참 뜻깊은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드리아누스 성벽의 숨은 보물, 빈돌란다 로마 유적지에서 발견된 2세기 가죽 장난감 쥐

흥미롭게도 실제 쥐 역시 요새의 집집마다 곳곳에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2008년 빈돌란다 곡물창고 발굴 당시 바닥 아래에서 수천 마리의 쥐 뼈가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틈새 사이로 떨어진 곡물 이삭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빈돌란다 유적지는 하드리아누스 성벽에서 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고대 로마 군단 진영에서는 지금까지 7,000점이 넘는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대부분이 가죽 제품으로 영국 최대 규모의 로마 신발 컬렉션도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