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돌란다에서 발견된 희귀한 초기 기독교 성배
최근 빈돌란다(Vindolanda)에서 이루어진 발견은 5~6세기 영국 역사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6세기 기독교 교회로 확인된 건물 잔해 아래에서 놀라운 유물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믿기 힘들 만큼 희귀한 기독교 납잔, 즉 성배(chalice) 조각 14개입니다.
지면과 가까운 곳에 묻혀 있어 보존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각 조각에는 가느다랗게 새겨진 기호들이 남아 있었으며, 이는 당시 기독교 도상학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줍니다. 수많은 조각과 출토 맥락이 결합되면서 이 유물은 서유럽 초기 기독교 유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이 성배는 해당 시대 유물로서 영국에서 유일하게 잔존하는 부분 성배일 뿐 아니라, 하드리아누스 성벽의 로마 요새에서 나온 최초의 이런 종류의 유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매우 큽니다.

성배 안팎에 새겨진 초기 교회의 상징들
기호들은 성배의 외부와 내부 모두에 같은 손, 즉 동일한 장인이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졌지만, 전문 사진 촬영 기술의 도움으로 기호들이 정밀하게 기록되었으며, 그 의미를 해독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조각들에는 배, 십자가, 크리스몬(Chi-Rho), 물고기, 고래, 주교, 천사, 회중(신도들), 라틴어와 그리스어 글자, 그리고 오감(ogham) 문자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 등 초기 교회의 잘 알려진 상징들이 담겨 있습니다.

전문가 분석: 더럼 대학교 데이비드 페츠 박사
유물에 대한 학술적 분석은 더럼 대학교(Durham University)의 포스트로만(post-Roman) 시대 전문가인 데이비드 페츠(David Petts) 박사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정말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초기 기독교 교회와의 명확한 연관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 독특한 그릇은 영국 내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중세 초기 영국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빈돌란다 박물관 특별 전시의 중심 유물로
이 성배는 2020년 8월 31일 월요일 개막하는 빈돌란다 박물관의 새로운 전시회의 중심에 서서, 기독교와 최근 현장 점유 시기에 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발굴 책임자이자 빈돌란다 CEO인 앤드루 버클리(Andrew Birley)는 발굴 현장 팀을 직접 이끌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잉크 태블릿, 권투 글러브, 부츠와 신발처럼 우리를 놀라게 했던 빈돌란다의 인상적인 로마 유물들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 시대 이후의 풍경에 남겨진 이 성배 역시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 발견은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빈돌란다와 그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광범위하고 변혁적인 형태의 기독교라는 영적 후계자와 계속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빈돌란다에서 함께 발견된 귀중한 유물들
2019년에는 빈돌란다에서 3세기 로마 보드게임 ‘루두스 라트룬쿨로룸(Ludus latrunculorum)’의 게임판이 발견되었고, 2020년에는 2세기 가죽 장난감 쥐가 출토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빈돌란다 유적지는 하드리아누스 성벽에서 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성벽을 지키던 군단병들이 거주하던 로마 요새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