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내반족 파라오 투탕카멘, 3D 가상 부검이 밝혀낸 충격적인 실체

투탕카멘 미라를 3D 스캔하여 진행한 가상 부검(virtual autopsy)은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파라오의 놀라운 실체를 드러냈다.

내반족 파라오 투탕카멘, 3D 가상 부검이 밝혀낸 충격적인 실체

왕가 미라의 3D 스캔을 바탕으로 제작된 투탕카멘 신체 재구성 이미지. 출처: BBC

황금 가면과는 전혀 다른 모습

유명한 투탕카멘의 화려한 황금 가면을 떠올려 보자. 그러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구성된 그의 모습은 내반족(안짱다리), 넓은 골반, 돌출된 이빨 등으로 인해 우리가 상상하는 제18왕조 파라오의 위엄 있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아문의 살아있는 형상'이라 불리던 이 소년 왕의 모습을 마주하면 오히려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2014년 10월 26일 BBC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투탕카멘: 밝혀진 진실(Tutankhamun: The Truth Revealed)'은 왕가 미라의 3D 스캐너 데이터를 활용한 전례 없는 가상 부검을 통해, 19세로 요절한 이 파라오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연구를 훌륭하게 정리한 방송이었다.

이탈리아 볼차노에 위치한 미라 및 빙하인 연구소(Institute for Mummies and the Iceman)의 소장 알베르트 징크(Albert Zink)는 당시 방송과 관련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최근 일부에서 주장된 '투탕카멘이 전차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준다. 그의 왼쪽 무릎에는 치유되지 않은 골절이 있었지만, 단순한 낙상의 결과일 수도 있다. 게다가 내반족을 가진 이 젊은이가 전차 경주에 참여했으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내반족 파라오 투탕카멘, 3D 가상 부검이 밝혀낸 충격적인 실체

왕가 미라의 3D 스캔으로 제작된 투탕카멘 신체 재구성 영상. 출처: BBC

장애를 안고 살았던 파라오

이 젊은 군주는 결코 건강한 삶을 살지 못했다. 이번 분석에 참여한 이집트 방사선과 의사 애슈래프 셀림(Ashraf Selim)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투탕카멘은 청소년기에 쾰러병(Köhler's disease)을 앓았다"고 밝혔다. 쾰러병은 발등 뼈에 생기는 통증성 골괴사로, 보행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는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견된 130개가 넘는 지팡이와 스틱의 존재를 설명해준다. 일부 유물들은 투탕카멘이 걸을 때 지지대가 필요한 장애를 갖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많은 지팡이에서 뚜렷한 사용 흔적이 발견되었다.

말라리아와 유전적 결함, 조기 사망의 원인

알베르트 징크에 따르면, 투탕카멘의 이른 죽음은 사고가 아니라 말라리아 감염과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전신 쇠약 때문이었다. 그의 부모가 남매 관계였던 근친혼을 통해 물려받은 결함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징크가 2010년 이집트 고대유물청 전 수장 자히 하와스(Zahi Hawass)와 국제 공동 연구팀과 함께 수행한 유전학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Sciences et Avenir 758호, 2010년 4월 참조).

내반족 파라오 투탕카멘, 3D 가상 부검이 밝혀낸 충격적인 실체

투탕카멘의 가계도. 출처: Sciences et Avenir / Leemage / AP / Sipa

연구 결과는 파라오 가문을 얽어맨 복잡하고 근친적인 혈연 관계에 대해 놀라운 사실들을 드러냈다. 특히 이 분석을 통해 소년 파라오의 아버지가 '이단자' 아케나텐(미라 KV55)임이 확실히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어머니는 누구였을까? 학자들은 줄곧 유명한 네페르티티(Nefertiti)라고 생각해 왔다. 두 군주가 신전 탑과 여러 장식물에 나란히 위엄 있게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전학적 분석 결과는 냉정하게도 네페르티티가 투탕카멘과 어떤 혈연 관계도 맺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후 광대한 파라오의 후궁들 사이에서 어머니를 찾아내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근친혼의 산물, 투탕카멘

그러나 이집트 군주들이 자신의 자매와 결혼하던 오랜 관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기사 말미의 왕실 근친혼 관련 인터뷰 참조). 결국 투탕카멘의 어머니는 아케나텐의 자매로 밝혀졌다. '젊은 여인(Young Lady)'이라 불리는 미라로, KV 35 YL로 명명된 인물이었다.

알베르트 징크는 "모계로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계속 진행하려 했지만, 이집트의 정치 상황이 당분간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예비 분석 결과는 이전 연구를 뒷받침한다. 투탕카멘의 부모인 KV 55와 KV 35는 남매 관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BBC 다큐멘터리를 위해 진행된 이 가상 부검은, 1922년 무덤 발견 이후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이 소년 왕의 신체 장애가 부모의 남매 관계에서 비롯된 호르몬 불균형에 의해 직접 초래되었음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이 젊은 군주는 자신도 이복누이인 안크세나문(Ankhesenamun)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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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투탕카멘 가면의 수염. 2015년 1월, 평범한 청소 작업 도중 파라오 황금 가면의 파란색과 금색 수염 장식이 떨어져 나갔다. 그런데 담당 직원들이 어떠한 주의 조치도 없이 이를 임시로 부착해 큰 스캔들이 일었다.

스캔 피라미드 프로젝트의 깜짝 주인공, 투탕카멘. 2015년 10월 25일,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은 HIP 연구소와 카이로 공과대학이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적외선 열영상 촬영 캠페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그의 무덤에 네페르티티의 매장실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