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다슈르 '붉은 피라미드'에서 포착된 기묘한 온도 이상 현상

프랑스 과학저널 Science et Avenir 취재진은 지난 2016년 1월 17일 오전,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카이로를 찾았다. 장소는 기자에 위치한 그랜드 이집션 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국제 공동 프로젝트 '스캔 피라미드(Scan Pyramids)' 팀이 중간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집트 다슈르  붉은 피라미드 에서 포착된 기묘한 온도 이상 현상

적외선 열화상 이미지에는 다슈르의 붉은 피라미드 상부(붉은색)와 하부(파랑·보라색) 사이에 약 3도의 뚜렷한 온도 차이가 나타나 있다. 놀랍게도 이런 선명한 경계는 다른 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로, 가장 거대한 기념물의 심장을 보다"

흰 가운을 입은 모리시마(Morishima) 교수가 수많은 사진작가와 카메라맨들의 렌즈 아래에서 현미경을 조정하고 있다. 장치는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고, 회의 테이블 뒤편 대형 스크린에는 점들과 궤적이 담긴 영상이 떠오른다.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압도적인 광경이다. 이 난해한 기호들은 일본 나고야 대학 팀이 다슈르의 굽은 피라미드 내부에 설치한 필름에 포착된 뮬온(muon)들이다. 과학계 최초의 시도였다. 프랑스 HIP 연구소(Heritage Innovation Preservation)의 메디 타우비(Mehdi Tayoubi)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를 통해 가장 거대한 기념물의 심장을 들여다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스캔 피라미드 팀이 당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여러 소식 중 하나였다. 2014년 10월 HIP 연구소와 카이로 대학교 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출범한 이 국제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비파괴 기술을 활용해 제4왕조의 대형 능묘 구조물 내부를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뮬온 관측' 첫 성공, 해석이 남은 과제

첫 번째 성과는 바로 일본 팀의 '뮬온 캠페인'이었다. 일주일 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지구를 끊임없이 폭격하는 우주선 입자인 뮬온을 포획하기 위해 굽은 피라미드 하부 석실에 설치했던 센서들을 회수했다. 뮬온은 엑스선(X-ray)처럼 건물 깊숙이 투과하며 내부 구조를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구조물을 밝혀내는 것이 목표다. 이미 약 60장의 필름이 현상되었고, 그 안에서 수십만 개의 입자 흔적이 확인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의료용 엑스선 판독처럼 이 영상들을 해석하는 것이다. 모든 필름의 현상이 끝나면 분석을 위해 일본으로 보내질 예정이며, 결과는 3월 중 발표될 전망이다. (아래 사진은 피라미드 내부에서 뮬온 기술과 함께 사용된 감광판)

이집트 다슈르  붉은 피라미드 에서 포착된 기묘한 온도 이상 현상적외선 관측 결과. "굽은 피라미드에 설치된 센서는 90도의 시야각을 확보했습니다. 만약 기념물 내부에 구조적 이상이 숨겨져 있다면, 영상이 그것을 드러낼 것입니다"라고 메디 타우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모든 대피라미드와 마찬가지로 이 건축물 역시 많은 고고학자와 건축가들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는 극도로 복잡한 설계를 갖고 있으며, 그만큼 풀어야 할 미스터리도 많다.

쿠푸 대피라미드에서 발견된 6도 온도차

1월 17일 발표된 또 다른 결과는 단기 적외선 캠페인의 성과였다. 2015년 11월 9일, 쿠푸(Kheops) 대피라미드 동쪽 면에서 충격적인 이상 현상이 포착되었다. 피라미드가 햇볕에 데워지는 시간대에 인접한 두 석재 사이에 최대 6도의 온도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 외에도 주목할 만한 지점들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쿠푸 피라미드 북쪽 면에서는 동쪽 면과 매우 유사한 영상이 거의 같은 석재 배열과 함께 나타났다. 또한 같은 피라미드의 대입구 오른쪽 첨선(chevron) 위에서 더 높은 온도 지점이 발견되었지만, 왼쪽 첨선 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슈르의 붉은 피라미드는 매우 기묘한 결과를 내놓았다. "서쪽 면에는 차가운 지역과 뜨거운 지역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나타납니다. 다른 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현상입니다"라고 카이로 대학교 측 공동 총괄 책임자 하니 헬랄(Hany Helal) 박사가 말했다. 기념물 하부에서 시작해 비스듬히 뻗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더 따뜻한 상부와 더 차가운 하부 사이의 온도 차는 주야간 몇 도씩 벌어진다.

"바람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그것만이라면 경계가 이렇게 선명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퀘벡 라발 대학교(Laval University)의 적외선 열화상 전문가 마티외 클라인(Matthieu Klein)은 분석했다. (아래 사진은 뮬온 영상을 현상하는 데 사용된 화학 처리조)

  • 이집트 다슈르  붉은 피라미드 에서 포착된 기묘한 온도 이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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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기엔 이르다, 계절 변화까지 관찰한다

"첫 번째 측정만으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자료들이 너무 단발적입니다. 시간에 따른 온도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일입니다"라고 하니 헬랄 박사는 강조했다. 그래서 라발 대학교 팀은 단기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피라미드의 각 면에 대해 24시간에서 며칠간 진행하는 관측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이는 계절 변화의 영향을 관찰하는 장기 적외선 임무의 서곡이다.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구조적이고 깊은 곳에서 천천히 변하는 신호입니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영상은 모두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반영하며, 기상 현상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라고 마티외 클라인이 설명했다. 정밀 시뮬레이션, 드론을 활용한 3D 촬영 캠페인으로 얻게 될 석재와 배열의 정밀 영상, 그리고 피라미드 외부에 설치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재구성할 수 있는(정밀도는 다소 떨어지는) 새로운 유형의 뮬온 센서 배치까지… 임무의 다음 단계들은 상호 검증을 통해 데이터를 확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것은 긴 여정입니다. 얻어진 결과에 따라 끊임없이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이 기념물들은 4천 년이 넘었습니다. 몇 주 안에 그 비밀을 모두 풀 것이라 기대할 수 없습니다!"라고 메디 타우비가 말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