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잉카 문명의 미스터리 '키푸', 마침내 해독의 실마리가 열리나?

페루에서 발굴된 매듭 끈 무더기가 잉카 문명의 가장 오랜 미스터리 중 하나, 즉 독창적인 문자 형태인 '매듭 문자'의 비밀을 풀어줄 결정적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키푸(quipu)는 잉카인들이 개발한, 끈 위에 매듭을 연이어 지어 정보를 기록하는 문자 체계다.

잉카 문명의 미스터리  키푸 , 마침내 해독의 실마리가 열리나?

의사소통의 열쇠

케추아어로 '매듭'을 뜻하는 키푸는 현존하는 것이 매우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페루 리마에서 남쪽으로 160km 떨어진 카녜테 계곡의 잉카우아시(Incahuasi) 유적에서 29개가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예외적인 고고학적 대발견으로 평가된다. 키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게리 어턴(Gary Urton)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5세기에 건설된 이 도시의 농산물 저장고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대학교 덤버튼오크스 연구소(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콜럼버스 이전 연구부 소속으로 키푸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그는 오랫동안 잉카 유물인 이 실타래를 풀고 해독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고고학자 알레한드로 추(Alejandro Chu)와 함께, 놀라운 의사소통 체계로 추정되는 이 시스템의 미스터리를 마침내 풀어줄 '로제타석'을 찾고 있다.

"회계 장부처럼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흔히 문자 없는 민족으로 묘사되곤 하는 잉카인들은 사실 기억 보조 장치를 활용한 정교한 의사소통 체계, 바로 키푸를 발전시켰다. 키푸는 하나의 주 끈에 매듭으로 덮인 수많은 매달린 끈을 붙여 만든 일종의 목걸이 형태였다. 특정한 매듭 규칙에 따라 이 매듭들이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했다.

알레한드로 추는 잉카우아시에서 "도시로 들어오고 나간 땅콩, 고추, 콩, 옥수수의 수량을 기록하는 회계 장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잉카인들은 키푸를 제작한 재료의 종류(면 또는 양모), 섬유의 꼬임 방향, 매듭의 앞뒤 형태 등에 따라 매듭 배열에 서로 다른 값을 부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색상까지 규격화해 사용함으로써 판독성을 높였다.

잉카 문명의 미스터리  키푸 , 마침내 해독의 실마리가 열리나?

물론 이 고대 잉카의 비밀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키푸의 번역본을 찾는 것이다. 실제로 1542년에는 인디언 추장들이 모여 키푸 읽기를 시연하고, 스페인 서기관들이 그 번역을 기록으로 남긴 바 있다. 당시 연대기에 따르면 키푸카마요크(quipukamayuq, '키푸의 주인')라 불리는 엘리트만이 이 매듭들을 염주알처럼 손가락 사이에 걸며 '읽을' 자격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귀중한 필사본들은 우상 숭배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두려워한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파괴되는 비운을 맞았다.

현재 게리 어턴은 페루와 칠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870개의 키푸를 모두 기록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는 "농업 정보와 연관된 잉카우아시 키푸는 다른 키푸보다 해독이 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실제로 땅콩, 고추, 콩, 옥수수와 함께 묶여 있던 키푸들이 저마다 뚜렷이 구별되는 색을 띠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제 특정 색을 특정 농산물에 정확히 대응시키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긴 밤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최초의 '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