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제1차 세계대전 헬멧, 현대 군용 헬멧에 필적하는 폭발 방호 성능 입증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헬멧은 폭발로 인한 충격파로부터 병사를 보호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그 성능은 오늘날의 헬멧과 겨룰 만큼 뛰어난 수준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헬멧, 현대 군용 헬멧에 필적하는 폭발 방호 성능 입증

충격관(쇼크 튜브) 아래에 놓인 프랑스제 1차 세계대전 헬멧. 이 장치를 통해 충격파를 맞은 더미가 어느 정도 보호받는지 시험할 수 있습니다. 헬멧 중앙을 따라 솟아 있는 능선(크레스트)은 원래 파편을 튕겨내기 위해 설계되었지만, 충격파를 돌리는 데에도 도움을 주어 현대 전투 헬멧보다도 우수한 성적을 내게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현대 헬멧, 충격파 방어에서는 백 년 전 헬멧에 미치지 못해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현대 헬멧이지만, 뇌를 충격파로부터 보호하는 능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헬멧보다 나은 점이 없다는 사실이 미국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네 종류의 헬멧, 강도를 달리한 충격파로 시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무렵, 헬멧은 병사의 표준 장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쓰던 것은 프랑스 케피(képi) 같은 천 재모나 간혹 가죽 재질에 불과했습니다. 1915년, 프랑스가 최초로 병사들에게 강철 헬멧을 지급하며 수많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독일 헬멧이 배급된 것은 1916년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당시 여러 보고서는 전쟁 초기 사망자의 50% 이상이 파편에 의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그 파편은 자주 머리를 타격했다"고 2020년 2월 13일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된 연구는 지적합니다. 오늘날 군에서 사용하는 헬멧은 많이 변모했습니다. 총탄은 물론 둔기에 의한 충격으로부터도 더 잘 보호합니다.

그렇다면 폭발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할까요? 다시 말해, 충격파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까요?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엔지니어들이 이를 정확히 확인하고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네 가지 서로 다른 헬멧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1차 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군이 사용한 브로디(Brodie) 헬멧, 프랑스군의 아드리안(Adrian) 헬멧, 독일군의 슈탈헬름(Stahlhelm), 그리고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첨단 전투 헬멧(Advanced Combat Helmet)입니다. 연구자들은 여러 압력 센서를 장착한 더미 머리에 헬멧을 번갈아 씌운 뒤 충격관 아래에 놓았습니다. 충격관은 폭발과 그 물리적 결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헬륨으로 가압되다가 막벽 하나가 터지면서 가스가 충격파 형태로 분출되는 방식입니다. "헬멧들은 서로 다른 강도의 충격파로 시험되었으며, 각각 1~5m 거리에서 폭발하는 서로 다른 종류의 독일 포탄에 해당한다"고 듀크대학교는 보도자료에서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후 수집된 데이터를 뇌손상 위험 관점으로 환산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헬멧, 현대 군용 헬멧에 필적하는 폭발 방호 성능 입증

독일 포탄의 위력을 재현한 충격파에 노출된 프랑스제 1차 세계대전 헬멧 © Joost Op 't Eynde, Duke University

제1차 세계대전 헬멧, 현대 군용 헬멧에 필적하는 폭발 방호 성능 입증

1차 대전 당시 미·영 연합군이 사용한 브로디 헬멧이 차례로 충격파에 맞는 모습 © Joost Op 't Eynde, Duke University

프랑스 헬멧, 폭발 방어에서 특히 효과적

시험된 모든 헬멧은 중등도 뇌출혈 위험을 5~10배 줄였습니다. 아드리안 헬멧을 시험했을 때는 그 위험이 더욱 낮았습니다. "모든 헬멧이 상당한 폭발 방호력을 제공한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100년 전 헬멧이 현대 헬멧만큼 성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에는 놀랐습니다"라고 연구 공동저자 요스트 옵트 에인데(Joost Op 't Eynde)는 말했습니다. "일부 과거 헬멧은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정 범위 안에서 프랑스군 헬멧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번 시험에 따르면 아드리안 헬멧은 다른 헬멧, 심지어 가장 현대적인 헬멧에 비해 두개골 꼭대기 부분의 압력을 낮췄습니다. "프랑스 헬멧은 독일·영국 헬멧과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오히려 벽이 더 얇았다는 점에서 결과가 흥미롭습니다"라고 에인데 씨는 설명했습니다. "핵심적인 차이는 프랑스 헬멧 상단에 크레스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파편을 튕겨내기 위해 설계된 이 구조가 충격파를 머리 옆 방향으로 돌리는 데도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는 또한 크레스트가 충격파가 헬멧 자체에 두 번째로 반사되기 전에 첫 번째 반사를 유도하는 추가 층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만 아드리안 헬멧은 "두상 폭발", 즉 공중폭발 상황에서 우월한 방호력을 제공하는 반면, "그것이 제공하는 방탄 보호력은 브로디 헬멧과 슈탈헬름보다 열세였습니다."

폭발은 이제 공중이 아니라 측면에서

연구진에게 이번 결과는 단순한 구조적 특성만으로도 헬멧의 충격파 대응 능력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공중 폭격 시나리오는 1차 세계대전의 전장과 부합하지만 현대 분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무력 분쟁 지역에서 폭발은 여전히 병사들을 다치게 하지만, 1914년 전장에서 경험한 것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오늘날 병사들은 도로변에 매설된 임시 폭발 장치(IED)와 마주하며, 그 충격은 측면에서 가해집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의 발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사용되는 헬멧의 상단 부분에는 명백한 약점이 존재하며, 일종의 아킬레스건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