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호모 사피엔스보다 14만 년 앞서… 네안데르탈인이 먼저 '지하 세계'를 차지했다

프랑스 타르에가론주(Tarn-et-Garonne) 브뤼니켈(Bruniquel)의 깊은 동굴 속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네안데르탈인 구조물이 처음으로 정밀 연대 측정을 거쳤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14만 년 앞서… 네안데르탈인이 먼저  지하 세계 를 차지했다

연대 측정 작업이 진행 중인 타르에가론주 브뤼니켈 동굴 내부 모습

17만 6천 년 전, 석순으로 만든 원형 구조물

웅장한 방해석 드레이프가 늘어선 긴 지하 갱도, 브뤼니켈 동굴에는 오랫동안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바로 네안데르탈인(Homo neanderthalensis)이 남긴 원형 구조물입니다. 이는 대규모 '건축' 유적으로 기록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브뤼니켈의 구조물을 인류 역사상 최초의 건축물 반열에 올려놓는다"고 평가됩니다.

보르도대학교 교수이자 PACEA 연구소(UMR 5199) 소속 선사시대 학자 자크 조베르(Jacques Jaubert)는 2016년 5월 25일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타원형 배열을 이룬 두 개의 구조물(각각 2.2×2.1m, 6.7×4.5m)은 무려 400여 개의 석순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곳으로 운반된 재료만 2톤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 연대는 놀랍게도 17만 6천 년 전으로 측정되었습니다.

동굴 깊숙이 들어간 것은 호모 사피엔스만이 아니었다

동굴 입구에서 336미터 안쪽에 위치한 큰 홀의 바닥에는 의도적으로 부순 결정질 퇴적물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이것이 두 개의 커다란 환형(링) 구조물과 네 개의 작은 구조물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 동굴 탐사가들에 의해 발견된 이후로도 이 구조물의 정확한 연대는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1996년 프랑수아 루조(François Rouzaud)와 미셸 숄리에(Michel Soulier)는 불에 탄 곰의 뼈 하나를 통해 탄소연대측정법의 적용 한계인 4만 7천 6백 년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결과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 창조물은 네안데르탈인의 작품일까요? 아니면 우리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의 작품일까요?

소피 베르헤이덴(Sophie Verheyden)과 도미니크 장티(Dominique Genty)가 수행한 우라늄-토륨(U-Th) 연대 측정 분석이 마침내 답을 내렸습니다. 이 조립 구조물들은 틀림없는 네안데르탈인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4만~4만 5천 년 전에야 비로소 유럽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14만 년 앞서… 네안데르탈인이 먼저  지하 세계 를 차지했다

브뤼니켈 동굴에서 발견된 17만 6천 년 전 네안데르탈인 구조물의 3D 복원 이미지 © Xavier Muth-Get in Situ, Archaeotransfer, Archaeovision SHS-3D, Pascal Mora

"이 구조물이 어떤 정확한 역할을 했는지 규명할 수는 없지만, 동굴 깊은 곳에 위치했다는 점과 더불어 다수의 화덕 흔적(총 18개소가 확인됨)은 제작자들이 기존에 추정됐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행동 양식을 지녔음을 보여준다"고 자크 조베르는 말했습니다.

불을 이용해 어둠 속을 이동하다

피난처의 흔적이든, 야영지든, 혹은 상징적 성격의 작품이든, 브뤼니켈 유적의 어둠 한복판에 이러한 건축적 배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초기 네안데르탈인들이 불을 활용해 지하 환경을 오갈 줄 알았음을 시사합니다. 즉, 동굴 깊숙한 내부로 들어간 존재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참고로 아르데슈(Ardèche)의 쇼베퐁다르크 동굴에 호모 사피엔스가 들어간 것은 겨우 3만 6천 년 전의 일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이 이토록 아득한 옛날부터 지하 세계를 '차지'했다는 이번 발견은 완전히 새로운 사실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나타난 현대적 행동입니다"라고 자크 조베르는 강조했습니다.

* 출처: 카우사드 동굴고고학회(Spéleo-archéologique de Caussade)

우라늄-토륨 연대 측정법이란?

우라늄-토륨 연대 측정법은 특정 탄산염 또는 퇴적 형성물의 나이를 측정하는 과학적 기법입니다. 환경 곳곳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우라늄의 방사성 붕괴 특성에 기반하며, 탄소연대측정법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수십만 년에 이르는 오래된 유물·유적의 연대를 밝히는 데 활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