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화산 폭발이 이집트 마지막 왕조의 몰락을 앞당겼을까?

대규모 화산 폭발과 연동된 몬순 순환의 이상 현상과 나일강의 연례 범람 변화가 고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말기의 불안정화를 초래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화산 폭발이 이집트 마지막 왕조의 몰락을 앞당겼을까?

고대의 대규모 화산 폭발을 그린 삽화

클레오파트라 시대를 무너뜨린 재앙의 그림자

강력한 화산 폭발이 고대 이집트 마지막 왕조의 쇠퇴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악티움 해전에서 로마 함대에 패배한 뒤 기원전 3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클레오파트라 7세를 마지막 군주로 배출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화산 폭발이 이집트 마지막 왕조의 몰락을 앞당겼을까?

고대 이집트에서 나일강의 범람은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농사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출처: Leemage/AFP

기원전 44년, 운명을 바꾼 화산 폭발

이것이 바로 예일대학교(미국) 역사학자 조지프 G. 매닝(Joseph G. Manning)이 주도한 연구의 핵심 주장입니다. 그에 따르면 왕조 붕괴의 시작은 나일강변에서 여러 차례 나타났으며, 마지막 통치기에는 실제 멸망보다 10년 앞선 시점부터 징후가 보였습니다. 기원전 44년*에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이 기후 변화를 촉발했고, 그 결과 나일강의 흐름이 달라져 참사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이집트의 번영이 의존하던 비옥한 강변에 충분한 범람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기원전 43년에는 추수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백성을 먹일 곡식도, 신전 곳간을 채울 곡식도, 세금으로 거둘 곡식도 부족해진 것입니다.

화산 폭발이 이집트 마지막 왕조의 몰락을 앞당겼을까?

클레오파트라 7세를 묘사한 작품 © Marthelot/Leemage/AFP

3000년 왕국의 종언

이런 정치적 혼란의 시기가 로마의 압박과 맞물리면서 3000년에 달하는 이집트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데 한몫했을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대규모 화산 폭발과 중대 정치 사건이 겹치는 동일한 메커니즘은 기원전 247년부터 이미 관찰된 바 있습니다.

기후 데이터와 역사 기록의 교차 분석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이 가설은 고대 이집트 마지막 300년(기원전 305~30년)의 상세한 역사를 면밀히 살핍니다. 연구진은 기후 데이터와 대규모 민중 봉기 같은 역사적 사건을 결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10년 안에 잇달아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이 몬순을 약화시켜 나일강의 여름철 범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길이 6825km에 이르는 이 거대한 강은 주로 동아프리카 적도 고원과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의 강우로 메워지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폭발적 분화 과정에서 상층 대기(고도 10~20km)로 분출된 대량의 입자였습니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화산재와 황이 산화되어 작은 입자인 황산염 에어로졸을 형성합니다. 이 입자들이 태양 복사열을 반사해 기온을 낮추죠.”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의 기후 역사학자이자 이 연구 공동 저자인 프랜시스 러들로(Francis Ludlow)가 뉴욕타임스에 설명했습니다. 바다에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이 줄면 강수량도 감소합니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은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고원지대 상공의 몬순 체계를 직접 바꿀 수 있습니다.” 그가 덧붙였습니다.

빙하 코어와 닐로미터가 밝힌 진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 코어에 갇힌 고대 분화의 황 성분 분석에, 나일강 홍수 수위를 매년 관측하던 계측기 ‘닐로미터(Nilometer)’의 기록을 결합하면서 이러한 시나리오가 입증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화산 폭발이 사회적 격변 자체를 직접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이미 존재하던 긴장을 부추기고 증폭시켰다고 결론짓습니다.

* 극지방 빙하에 포획된 에어로졸을 통해 확인된 대규모 화산 폭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