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문서 '그롤리어 코덱스', 진품으로 최종 확정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원고로 알려진 마야 문서 '그롤리어 코덱스(Codex Grolier)'의 진품 여부가 마침내 확정되었습니다. 멕시코시티 소재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AH)가 이 문서의 진품성을 공식적으로 승인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논쟁에 종지부가 찍힌 것입니다.

'멕시코 마야 코덱스'로 새롭게 명명
INAH 디에고 프리에토(Diego Prieto) 소장이 그롤리어 코덱스의 진품 인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문서는 앞으로 '멕시코 마야 코덱스(Códice Maya de México)'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논란이 일었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첫째, 이 문서가 밀굴(도굴) 과정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입니다. 둘째, 다른 마야 코덱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화풍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일부 학자들은 오히려 화풍이 너무 조악해 진품일 리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미국 연구팀의 정밀 분석 작업 이후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프랑스 과학지 사이앙스 에 아브니르(Sciences et Avenir) 역시 이 특별한 유물의 역사를 조명한 바 있습니다. 과학적 분석 결과, 이 문서는 서기 1021년에서 1154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그롤리어 코덱스는 현재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히스패닉 이전(pre-Hispanic) 문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시티 국립인류학박물관 소장품 보관고에 보관되어 있던 이 문서는 2018년 9월 27일부터 처음으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11장의 아마테 종이로 만든 금성 관측 달력
그롤리어 코덱스는 식물 섬유로 만든 아마테(amate) 종이, 즉 나우아틀어(Nahuatl)로 '아말(amatl)'이라 불리는 전통 종이를 접어 제작한 책으로, 현재 11장이 남아 있습니다. 원래는 20장 분량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문서는 1965년 멕시코 치아파스주의 한 동굴에서 도굴꾼들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는 모자이크 가면과 제사용 칼 등 다른 유물들도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이후 멕시코 수집가 호수에 사엔스(Josué Sáenz)에게 판매되었으며, 1971년 뉴욕의 애서가 클럽에서 공개되면서 '그롤리어(Grolier)'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코덱스는 검은색을 바탕으로 그려졌으며, 적색 산화철과 '마야 블루(Maya blue)' 안료로 세부 묘사를 더했습니다. 이 문서의 용도는 태양과 달 다음으로 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인 금성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