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3,600만 년 전 바실로사우루스, 근연종 도루돈 새끼를 잡아먹은 초대형 포식자였다

약 3,600만 년 전 해양을 지배했던 초대형 포식성 고래 바실로사우루스 이시스(Basilosaurus isis)의 뼛속에서 어린 원시 고래류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이 거대 포식자가 자신과 밀접한 친연관계에 있는 종의 새끼를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마트료시카처럼 겹겹이 쌓인 화석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큰 인형 안에 같은 모양의 작은 인형이 들어 있는 원리는 자연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먹이사슬로 연결된 화석들이 서로 겹쳐 발견되는 경우를 종종 접하는데, 포식자의 유해 안에서 피식자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현대의 범고래와도 먼 친척 관계인 강렬한 이빨 줄을 지닌 거대 고래 바실로사우루스 이시스의 '최후의 만찬'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만찬 메뉴에는 놀랍게도 당대의 다른 어린 육식성 고래, 바로 도루돈(Dorudon)의 새끼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육식 고래가 거대한 육식 고래의 배 속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발견은 약 5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초대형 포식자의 실체를 한층 선명하게 그려내는 데 기여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되었습니다.

초대형 포식자의 마지막 식사

이번 연구는 20세기 내내 이집트 와디 알히탄(Wadi Al-Hitan), 일명 '고래의 계곡'에서 진행된 고생물학적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합니다. 2005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수백만 년 전 얕은 바다에 잠겨 있었고, 덕분에 고대 해양 포유류들의 주요 사냥터가 되었습니다. 고래는 물론 거북, 악어, 물고기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의 화석이 출토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길이 18미터에 달하는 육식성 고래 바실로사우루스 이시스의 화석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마지막 식사, 즉 어린 도루돈(Dorudon atrox)의 유해까지 함께 화석화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베를린 자연사박물관의 해양포유류 전문가이자 공동 저자인 만야 보스(Manja Voss)는 "특히 고래 화석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일부 고대 고래 종의 식성은 여전히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조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바실로사우루스 이시스도 그런 경우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서로 다른 포식자들 간의 생태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덧붙이며, 이를 통해 고대의 먹이사슬을 재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최초로 발견된 도루돈은 두 종이 워낙 비슷해 처음에는 어린 바실로사우루스로 오인되기도 했습니다.

먹이사슬 속 두 근연종의 위치를 가늠하다

연구진은 어떻게 어린 도루돈들이 실제로 바실로사우루스에게 잡아먹혔다고 확신할 수 있었을까요? 단순히 우연히 바실로사우루스의 늑골 아래에 화석이 놓인 것은 아니었을까요? 보스는 "몇 가지 결정적인 근거를 통해 바실로사우루스가 이들의 포식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화석은 바실로사우루스의 위장에 해당하는 공간에서 발견되었고, 머리 부분에는 포식자의 이빨과 일치하는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일부 개체의 뼈는 분명히 물린 충격으로 부러져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제해야 할 또 하나의 가설은 이미 죽은 거대한 바실로사우루스의 시체를 어린 도루돈들이 청소했을 가능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스는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들은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새끼였고, 유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무서운 바실로사우루스가 대형 어류는 물론 어린 고래류까지 사냥하던 최상위 포식자였음을 확증해 줍니다. 오늘날 범고래(오르카)가 담당하는 생태적 역할과 같은 것입니다. 다만 범고래는 바실로사우루스보다 몸길이가 2~3분의 1 수준으로 작습니다. 수천만 년 전 이집트의 바다는 상상하기조차 섬뜩한 잠수 명소였으리라 짐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