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라틴 작가들은 켈트족 사이에서 행해진 '잘린 머리'와 관련된 소름 돋는 풍습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를 통해 이 머리들이 단순히 전시만 된 것이 아니라 방부 처리까지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프랑스 가르 지역 카일라르 유적에서 무기와 잘린 머리가 함께 저장된 공간의 복원도. 인상적인 전리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전투가 끝나면 적의 목을 베었다
잘린 머리. 그리스 작가 스트라본(기원전 63년~기원후 24년)은 저서 지리지에서 맹렬한 전사들로 이루어진 민족인 켈트족*이 무시무시한 관행에 종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의식은 전투가 끝난 뒤 패배자의 머리를 잘라내는 것이었습니다!
이 역사가는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그들은 전투에서 돌아오는 길에 적들의 머리를 말의 목에 묶었고, 집에 돌아오면 대문 앞에 못으로 박았다…" 공공 건물이나 주택의 입구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로 철기 시대 켈트 예술 전반에서 이러한 잘린 머리 의식을 새기거나 조각한 표현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877년 프로방스 앙트르몽 오피둠(요새 도시)에서 발견된 켈트식 잘린 머리 조각상. © Leemage/AFP
새로운 발견, 트로피 머리의 방부 처리
수십 년간 로크페르튀즈(부슈듀론), 앙트르몽(프로방스), 리브몽쉬랑크르(솜) 등지의 고고학적 발견은 거대한 못이 박힌 두개골을 통해 이러한 관행을 입증해 왔습니다. 그런데 폴발레리 몽펠리에 3대학교 UMR 5140-CNRS/LabEx Archimède 소속의 고고학자 레장 루르(Réjane Roure)와 그녀의 연구팀이 님 남쪽 가르 지역의 르 카일라르(Le Cailar)에서 중대한 발견을 이뤄냈습니다. 바로 전리품이 된 머리의 방부 처리 흔적입니다! 2800점이 넘는 뼈 사이에서 고대 기록에 언급된 또 다른 행위가 확인된 것입니다.
카탈루냐 울라스트레트 출토, 못이 박힌 두개골. © Arxiu Museu d'Arqueologia de Catalunya-Ullastret
연구팀은 학술지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기원전 4~3세기부터 켈트계 집단이 거주했던 이 랑그독 지역 유적에서 발굴된 두개골을 질량분석기와 가스크로마토그래피로 화학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십여 개 샘플에서 "침엽수 수지의 바이오마커와 가열 과정에서 생성된 방향족 화합물의 유기 분자, 즉 디테르펜노이드 물질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레장 루르는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가르 지역 카일라르 고고학 유적에서 발견된 '잘린 머리'의 인골. © Programmed excavation Le Cailar-UMR5140-ASM
2000년 전 고대 기록이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입증
이번 연구는 2000여 년 전 고대 역사가들이 기록한 내용, 즉 켈트족이 "머리에 삼나무 기름을 발라 손님들에게 전시했으며, 무게만큼의 금을 줘도 되돌려주기를 거부했다"는 진술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확인한 사례입니다! 연조직(혀, 뇌 등)을 제거한 뒤 방부 처리된 이 '전리품'들은 상자에 보관되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졌습니다.
부슈듀론 로크페르튀즈의 켈트 전사상. © L. Damelet / CNRS
레장 루르는 "개인의 가장 상징적인 부분을 보존함으로써 이러한 행위는 분명 패배자에 대한 일종의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승리한 전사의 가치를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갈리아 여행 중 여러 곳에서 이 광경을 직접 목격하고 처음에는 경악했던 그리스 학자 포세이도니오스는 이후 "평온하게 견디며" 익숙해졌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풍습을 종식시킨 것은 로마인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상: "갈리아인들이 머리를 잃었을 때 – '잘린 머리' 고고학 조사", 데이비드 조프루아 감독, L. 페르네, L. 루르, Cours-jus Production 제작
*켈트(Keltoi)와 갈리아(Galli)
최근 수십 년간 기원전 5세기부터 로마 정복기(기원전 1세기)에 이르는 시기와 관련된 특별한 유물들이 유럽 각지에서 계속 출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인들이 Keltoi(켈트), 로마인들이 Galli(갈리아)라고 불렀던 알프스 북부에 살던 민족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