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선박으로 추정되는 난파선을 폴란드 다이버들이 발견하면서, 그 안에 전설의 유물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945년 4월 발트해에 가라앉은 증기선 카를스루에(Karlsruhe)호 잔해 위를 나는 다이버의 모습.
20세기 최대의 미스터리, 사라진 '호박방'
호박(앰버) 판으로 벽면 전체를 장식한 러시아 예카테리나의 '호박방(Amber Room)'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게 약탈된 뒤 행방불명이 되며 20세기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1945년 이후 그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폴란드 심해 탐사 협회 발틱테크(Baltictech)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수수께끼를 풀 열쇠가 될 수 있는 독일 선박의 난파선을 찾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191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 차르스코예 셀로 궁전에서 촬영된 호박방의 유일하게 알려진 컬러 사진. © 퍼블릭 도메인
수심 84미터에서 발견된 카를스루에호
발틱테크 소속으로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과 인터뷰한 토마시 스타후라(Tomasz Stachura)에 따르면, 폴란드 웁스카(Ustka) 북쪽 해상 수심 84미터에서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난파선은 바로 카를스루에호입니다. 이 배는 1945년 4월 소련군 항공기의 폭격으로 발트해에 침몰한 증기선입니다. 그는 "난파선의 선창에는 군용 차량, 도자기, 그리고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상자들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수심 84미터의 카를스루에호 잔해에서 발견된 독일 군용 장비의 흔적. © 발틱테크
'하니발 작전'과 카를스루에호의 마지막 항해
여러 역사 문서를 분석한 결과, 탐사팀은 카를스루에호가 데니츠(Dönitz) 제독이 지휘한 '하니발 작전(Operation Hannibal)'에 동원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하니발 작전은 1945년 1월 23일부터 5월 8일까지 약 15주간 진행된,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해상 대피 작전 중 하나로, 약 200만 명의 독일 민간인과 군인이 바다를 통해 피난했습니다.
당시 독일은 진격하는 소련 적군을 피해 동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현 러시아 월경지 칼리닌그라드)에 갇힌 군인과 민간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전함부터 상선, 어선, 화물선, 원양 여객선에 이르기까지 '떠다니는 모든 것'을 징발해 호송 선단을 편성했습니다. 흥미롭게도 1945년 당시 기록에는 호박 상자들의 마지막 존재가 바로 이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언급됩니다. 발틱테크 팀은 "만약 독일이 호박방을 발트해를 건너 옮겼다면, 카를스루에호가 그 마지막 기회였던 것 아닌가"라고 되묻습니다.
카를스루에호는 1945년 4월 12일 필라바(Pilawa) 항을 떠났습니다. 배에는 헤르만 괴링 연대 병사 100여 명, 일반 시민 1,000명 이상, 그리고 수천 톤의 물자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인 4월 13일 오전, 폭격을 받은 배는 단 몇 분 만에 가라앉았습니다. 승선자 1,083명 중 생존자는 약 1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6톤의 호박
'나치의 보물'은 언제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종종 기상천외한 탐색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호박방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수많은 추측이 쏟아졌으며, 어떤 이들은 아직 폐광 깊숙한 곳에 묻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옛 러시아 제국의 황제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 출처: Albert Albertrandi / Newscom/Sipa
호박으로 벽을 두른 이 방은 상트페테르부르크(당시 레닌그라드) 남쪽 차르스코예 셀로 황궁에서 가장 귀중한 공간 중 하나였습니다. 1716년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러시아 차르 표트르 대제에게 선물한 것으로, 나치가 이를 해체해 총 6톤에 달하는 호박 장식을 독일로 운반했습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이 호박판이 1945년 폭격 과정에서 파괴되어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보물의 일부 조각들—모자이크와 서랍장—은 전쟁 중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997년 독일 브레멘에서 기이하게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당 유물들은 이후 독일 연방 정부에 의해 러시아에 반환되었습니다. 2003년부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는 방문객들이 재현된 호박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깊은 바다 밑바닥에 이 사라진 보물의 더 많은 흔적이 잠들어 있을까요? 대담한 폴란드 다이버들은 이미 그 가능성을 믿고 나서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