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호주 아른헴랜드에서 발견된 놀라운 암벽화, 무려 9400년 전 작품

호주 원주민 지역인 아른헴랜드(Arnhem Land)에서 연구진이 6,000년에서 9,4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암벽화들을 발견했습니다.

호주 아른헴랜드에서 발견된 놀라운 암벽화, 무려 9400년 전 작품

캥거루와 왈라비 등을 포함하는 유대류의 한 과(科)인 매크로포다과(Macropodidae)와 해양 포유류인 듀공(dugong)을 묘사한 장대한 규모의 동굴 벽화가 2020년 10월 1일자 학술지 Australian Archaeology에 보고되었습니다.

아른헴랜드에 빌비가 살았던 걸까?

호주 연구팀은 아른헴랜드 북동부에 있는 87곳의 서로 다른 유적지에서 발견된 총 572점의 미지의 벽화를 조사하고 기록했습니다. 이 발견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벽화의 연대는 6,000년에서 9,400년 전 사이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이 작품들을 '말리와와 인물상(Maliwawa Figures)'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벽화에는 종종 50cm가 넘거나 실제 사람 크기에 달하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으며, 일부는 머리 장식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매크로포다과를 비롯해 '빌비(bilby)'라 불리는 또 다른 유대류 동물의 모습도 많이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동물들이 아른헴랜드에 서식했던 것으로는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두 마리의 동물은 서로 등을 맞대고 있으며 크기도 거의 같습니다. 세 번째 빌비 형태의 그림은 몸집이 더 크고 주둥이가 길어, 다른 시기에 어쩌면 다른 화가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연구 공저자 샐리 K. 메이(Sally K. May)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당시 이 원주민 땅에 빌비가 실제로 서식했을 가능성도 있고, 어떤 화가가 남쪽으로 여행하던 중 빌비를 목격한 뒤 이 낯선 생물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기 위해 바위 은신처 벽에 그렸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그림 속 동물들이 민첩왈라비, 북방가시왈라비, 단귀바위왈라비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들 종은 현생 빌비와 아운반나(Awunbarna)에 그려진 생물보다 귀와 주둥이가 훨씬 짧습니다."라고 메이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듀공 묘사도 확인했습니다. 이 그림은 제작자가 해안까지 내려갔음을 보여주지만, 해양 동물 묘사가 매우 드문 것으로 보아 이러한 해안 방문은 자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호주 아른헴랜드에서 발견된 놀라운 암벽화, 무려 9400년 전 작품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빌비를 닮은 두 동물의 묘사. 긴 주둥이가 이들이 본문 상단 사진의 왈라비류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출처: P. Hook

고대인의 신앙을 보여주는 기록

호주 아른헴랜드에서 발견된 놀라운 암벽화, 무려 9400년 전 작품

커다란 남성 인물 묘사. 출처: P. Hook

여러 장면 묘사도 확인되었는데, 이는 의례 활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많은 동물 묘사는 이 지역 주민들이 동물과 맺었던 관계가 이번에 밝혀진 벽화의 핵심 주제임을 시사합니다. "화가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신념을 분명하게 전달하며, 중요한 동물들과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연구 공저자 폴 태슨(Paul Taçon) 교수는 말했습니다. 벽화 속 동물들은 의식을 지켜보고 때로는 참여하기까지 하는데, 이는 수천 년 전 화가들이 그리고자 했던 인간과 동물의 특별한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