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매혹적인 타슈티크 사자 가면: 시베리아 스텝의 신비로운 장례 문화

놀랄 만큼 사실적인 사자(死者) 가면을 남긴 타슈티크족(Tashtyk)은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서 가장 신비로운 고대 문화 중 하나입니다. 이들의 독특한 장례 풍습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매혹적인 타슈티크 사자 가면: 시베리아 스텝의 신비로운 장례 문화

시베리아 오글라흐티 네크로폴리스에서 출토된 타슈티크 장례 가면(4세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연구진이 서기 3세기 타슈티크 두개골 표면의 코팅층을 분석해 고인의 생전 모습을 엿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구는 영국 학술지 『Archaeology』 2021년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CT 스캔 결과 왼쪽 얼굴에 커다란 찢긴 상처가 있었고, 이 상처는 사후에 꿰매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마도 저승에서 흉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6년 5월 프랑스 과학지 『Sciences et Avenir』는 기원전 5세기부터 서기 5세기경까지 오늘날 러시아 영토의 스텝 지대를 누비던 타슈티크족을 조명한 바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이 문화에 대해 파악한 내용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18세기 말 시베리아에서 처음 확인되었으며, 최초로 흔적을 발견한 고고학자는 1883년 아바칸(Abakan) 근교 오글라흐티(Oglakhti) 묘지를 조사한 알렉산드르 안드리아노프(Alexander Andrianov)였습니다. 이 공동묘지에서는 보존 상태가 뛰어난 가면들과 함께 온전한 모피 모자, 비단 의복, 신발, 비녀, 활쏘기 용구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매혹적인 타슈티크 사자 가면: 시베리아 스텝의 신비로운 장례 문화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촬영한 타슈티크 두개골의 CT 스캔. 출처: The Siberian Times – Archaeology Magazine

두 가지 주요 매장 방식

무덤에서는 관절이 움직이는 것도 있는 하이브리드 동물 조각상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금세공 장신구와 철제 도구도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일부 무덤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유물도 확인되었습니다. 시신은 개별 무덤에 안치되거나 여러 사람을 함께 모신 집단 석실에 묻혔습니다.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시신도 있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거대한 장례 인형이었습니다. 가죽으로 만들어 마른 풀을 채운 사람 크기의 인형으로, 얼굴에는 가면을 씌울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고고학자들은 이 인형을 아내나 종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X선 촬영 결과 흉부 부위에 작은 양가죽 주머니가 들어 있었고, 그 안에는 고인의 화장 유골이 담겨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즉, 이 인형들은 사실 화장 납골 용기였던 셈입니다.

가면 제작의 비밀

사자 가면은 카올린과 석고 가루(황산칼슘)를 모래와 혼합해 만들었습니다. 반죽을 고인의 얼굴에 직접 발라 성형했으며, 때로는 정방형 천 조각 위에 입혀 만들기도 했습니다. 목과 귀까지 감싸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장례 과정에서는 먼저 두개골을 절개해 뇌를 적출했습니다. 건조가 끝난 가면에는 얼굴 장식이 더해졌는데, 당시 남녀 모두 얼굴에 문신을 새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문신을 본떠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놀랄 만큼 사실적인 장례 풍습은 러시아 문화유산의 가장 소중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히며, 보존 상태가 좋은 사례들은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베일에 싸인 전사 민족

유럽계 기원으로 추정되는 타슈티크족은 미누신스크(Minusinsk) 분지 대평원 동쪽에서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격동기인 5세기경까지 생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사 민족은 그보다 앞서 이 지역에 거주하던 타가르(Tagar)족의 영역에 등장했으며, 몇 세기 후 원시 몽골계 문화와 융합되었습니다. 이들 집단의 도래 시기는 시베리아 고고학사를 관통하는 주요 논쟁거리 중 하나입니다. 또한 타슈티크족은 샤르(Shors)족, 알타이(Altaians)족, 텔레우트(Teleuts)족, 하카스(Khakases)족 등 남시베리아 여러 토착민의 조상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장례 의식에서 이들과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 출처: Sciences et Avenir 제831호, 2016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