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체스터공과대학교(RIT) 학생들이 자외선 기반 영상 촬영 시스템을 활용해, 15세기에 제작된 원고 속에 숨겨져 있던 프랑스어 텍스트를 성공적으로 드러냈습니다.

RIT 학생들은 자외선 형광 촬영 기법을 적용한 끝에, 대학의 캐리 그래픽 아츠 컬렉션(Cary Graphic Arts Collection)에 보관된 15세기 원고 한 장이 사실 '팔림프세스트(palimpsest)', 즉 여러 겹의 글이 덧씌워진 양피지 문서임을 확인했습니다. 왼쪽 이미지는 육안으로 볼 때의 문서 모습이며, 오른쪽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촬영 시스템으로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중세 시대에 양피지는 제작 비용이 매우 비싼 소재였기 때문에, 이전에 쓰인 글자를 긁어낸 뒤 다시 사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문서가 바로 팔림프세스트입니다. 오늘날 이러한 옛 글씨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로체스터공과대학교는 "초기 필기의 화학적 흔적은 가시광선 외의 다른 빛 스펙트럼 영역을 사용하면 감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대학 학생들은 바로 이 원리를 영리하게 응용해, 중세 원고에 숨겨진 텍스트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숨겨져 있던 프랑스어 필기체 텍스트
1학년 학생 19명으로 구성된 팀은 자외선을 활용한 영상 촬영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캐리 컬렉션이 소장한 15세기 원고 한 페이지에 적용하자, 팔림프세스트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학생 조이 라레나(Zoë LaLena)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시스템으로 RIT 캐리 컬렉션에서 두루마리 몇 점을 빌려와 촬영했는데, 그중 하나를 자외선 아래에 두니 그 아래에서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짙은 색의 프랑스어 필기체 글씨가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텍스트를 드러내는 것만으로 연구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지 후처리 과정을 거쳐 가독성을 높여야 하며, 현재까지 RIT는 복원된 텍스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많은 팔림프세스트가 밝혀질까?
흥미로운 점은 같은 원고의 나머지 페이지들도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엣지(Edge) 컬렉션에는 동일한 원고의 30페이지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이 라레나는 "위치를 알고 있는 나머지 29페이지 역시 팔림프세스트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흥미진진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학생들은 또한 공공 도서관에 소장된 같은 컬렉션의 다른 한 장도 촬영했는데, 이 페이지에서도 숨겨진 텍스트가 확인되었습니다. 충분한 단편들을 수집하면, 학생들은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수백 년 전에 지워진 이 글씨의 내용과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연구 결과는 향후 열리는 국제 중세학 회의(International Congress on Medieval Studies)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