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수중 고고학의 혁명을 이끌 신형 조사선 '알프레드 멀린(Alfred Merlin)'호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차세대 조사선 '알프레드 멀린(Alfred Merlin)'호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정식으로 취역했습니다. 이 배는 수중 고고학 연구를 위해 건조된 세 번째 전문 선박입니다.

수중 고고학의 혁명을 이끌 신형 조사선  알프레드 멀린(Alfred Merlin) 호

마르세유 Mucem 앞에 정박한 알프레드 멀린호

알프레드 멀린(1876~1965)은 역사가이자 고고학자로, 튀니지 고적관리국 국장 재임 시절이던 1907년 마흐디아(Mahdia) 난파선에서 역사상 최초의 수중 고고학 발굴을 진행한 인물입니다. 이 해저 유적에는 기원전 1세기에 침몰한 그리스 선박이 잠들어 있으며, 잠수부들은 그 안에서 방대한 양의 예술 작품과 건축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발굴된 유물 대부분은 현재 튀니지 바르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중 고고학의 개척자를 기리고자 프랑스 수중·해저 고고학연구소 DRASSM은 세 번째 조사선의 이름을 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2021년 7월 2일 문화부 장관 로즐린 바슐로(배의 '대모'가 됨)와 해양부 장관 아닉 지라르댕이 참석한 가운데 마르세유에서 세례식을 거행하며 출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재 선체

취역식에는 DRASSM 함대의 기존 선박인 트리톤(Triton)호와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호도 함께 참석해 새 동료를 맞이했습니다. 길이 46m, 폭 10.8m의 알프레드 멀린호는 세 척 중 가장 큰 배입니다. 마르세유의 설계사무소 모리(Mauric)가 설계하고 마르세유 인근 라시오타(La Ciotat)의 iXblue 조선소에서 건조되었으며, 원양 항해를 목적으로 설계되어 해외 영토를 포함한 프랑스 해양 공유수역 약 1,100만㎢의 탐사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배는 수많은 신기술과 혁신 요소를 담고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재활용 섬유로 만든 복합재 선체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선체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강철 구조보다 60% 가볍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채택되었습니다. 복합재 선체 덕분에 부식 방지 도장이 필요 없어졌고, 수중 음향 신호 감소로 향유고래도 한층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료 소비량 역시 함께 줄어듭니다.

건조 기술이 향후 다른 조선소로 확산·재사용될 시범선이라는 점에서, 알프레드 멀린호의 선체에는 '브래그 격자(Bragg Grating)'라 불리는 변형 감지 센서가 다수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선체가 받는 응력과 해상에서의 선박 거동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소재 분야에서 또 하나의 '첫 기록'도 있습니다. DriX 수면 드론 등 자동화 장비를 투하하는 후방 갠트리(gantry)가 100% 카본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수중 고고학의 혁명을 이끌 신형 조사선  알프레드 멀린(Alfred Merlin) 호

DriX 드론이 장착된 알프레드 멀린호의 카본 갠트리 / 출처: J.I.

경량 설계임에도 불구하고, 알프레드 멀린호는 최대 22명(장거리 항해 시 통상 20명)의 과학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저속 항해 시나 정지 상태에서의 안정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이 배는 반 SWATH(Small Waterplane Area Twin Hull) 선형을 적용한 최초의 과학 조사선으로, 이 원리는 평소 쌍동선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으로 파도의 흔들림을 크게 완화해 줍니다.

인공지능(AI) 항해 지원

알프레드 멀린호는 iXblue가 개발한 두 가지 솔루션을 통해 인공지능 항해의 혜택도 누립니다. 첫 번째는 '세토스 이비전(CetOS e-Vision)'으로, 항해 구역과 관련된 외부 데이터를 수집해 등대나 부표의 위치 정보 등을 증강현실(AR) 화면에 3D로 투영합니다. 두 번째인 '세토스 이포지셔닝(CetOS e-Positioning)'은 GPS, 레이더, 소나 등 모든 항해 센서의 결과와 관성항법장치(IMU)의 측정값을 통합 분석하여 선박의 초정밀 위치를 산출합니다. 이 장치는 선박의 각종 움직임과 속도를 반영해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결정합니다.

첫 번째 임무: 유네스코 주관 스케르키 뱅크 탐사

세례식을 마친 알프레드 멀린호는 올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바다에 나섭니다. 첫 임무는 유네스코(UNESCO)의 후원 아래 국제팀이 수행하는 '스케르키 뱅크(Shoals of Skerki)' 탐사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와 튀니지 사이 공해상에 위치한 이 해역은 수심 200m 지점에 기원전 1세기부터 서기 4세기 사이에 침몰한 로마 선박 5척의 난파선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1942년에는 영국 함대와 추축국 함대 간의 대규모 해전이 벌어진 전장이기도 합니다. 지중해 원정을 마친 후 알프레드 멀린호는 생피에르미클롱(Saint-Pierre-et-Miquelon)의 더 추운 바다로 항로를 옮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