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룬 문자가 새겨진 금 보물고 발굴… 덴마크 역사를 다시 쓰다

덴마크 옐링(Jelling) 인근에서 발굴된 보물고는 기원후 6세기 유틀란드 반도에 강력한 권력을 지닌 영주가 살았음을 시사합니다. 발견된 유물 가운데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룬 문자 문양과 각인이 새겨진 금 브락테아트(bracteate)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노르드 신화 속 신에 대한 초기 형태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룬 문자가 새겨진 금 보물고 발굴… 덴마크 역사를 다시 쓰다

2020년 12월 덴마크에서 발굴된 빈델레프(Vindelev) 보물은 총 22점의 금 유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고학. 2020년 12월 말, 탐사 허가를 막 받은 한 아마추어 금속탐지광이 덴마크 본토인 유틀란드의 빈델레프 지자체에 있는 밭에서 진정한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이 보물은 덴마크 역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1년 여름 베일레(Vejle) 박물관 고고학자 팀이 덴마크 국립박물관 전문가들과 협력해 진행한 발굴 조사 결과, 이 보물은 약 1,500년 전 3~4개 농가로 이루어진 마을에 속한 장방형 가옥(longhouse) 아래에 묻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덴마크에서 발견된 가장 아름다운 보물 중 하나

"이런 보물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습니다"라고 현재 발굴 유물 22점이 보관된 베일레 고고학 박물관 연구책임자 망스 라븐(Mads Ravn)이 보도자료를 통해 말했습니다. 유물은 대부분 장신구로 변형된 금 메달로, 전체 무게가 무려 1kg에 가깝습니다. 일부는 작은 커피 접시 크기이며, 나머지는 고대 로마 주화입니다. 브락테아트는 목에 걸고 다니며 자신이 어떤 세력과 동맹을 맺었는지 드러내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크기만으로도 그 특별함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망스 라븐은 덧붙였습니다. "일부는 손바닥을 가득 채우는데, 이런 유물은 보통 동전 하나 크기 정도입니다."

룬 문자가 새겨진 금 보물고 발굴… 덴마크 역사를 다시 쓰다

발견된 브락테아트는 예외적으로 큰 크기를 자랑합니다. © Konserveringscenter Vejle


'빈델레프 보물'을 조사한 덴마크 고고학자들은 유물의 크기, 품질, 장인 정신에서 드러나는 독특성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덴마크 역사상 가장 크고 풍부하며 정교한 금 보물고 중 하나입니다. 이 점에서 갈레후스(Gallehus) 황금 뿔과 비교됩니다. 갈레후스 황금 뿔은 5세기에 제작된 두 개의 술잔으로, 총 무게 7kg에 달하며 같은 지역에서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메달들은 덴마크의 요람인 유틀란드 반도 철기 시대 후기에 관한 새로운 정보도 제공합니다.

룬 문자가 새겨진 금 보물고 발굴… 덴마크 역사를 다시 쓰다

갈레후스의 두 황금 뿔은 서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100년 간격으로 발견되었습니다. 19세기 도난당해 녹여졌지만, 당시의 그림 덕분에 복제품이 만들어졌습니다. © Nationalmuseet

미지의 룬 문자 각인

현재까지 고고학자들은 이 메달들 중 단 하나만 정확히 묘사할 수 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브락테아트로, 중앙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땋은 머리를 한 남성의 머리가 옆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말과 새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룬 문자 각인은 말의 콧구멍과 앞다리 사이 금박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 해독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houaʀ로 읽히며, "가장 높은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해석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 각인이 당시의 군주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아니면 신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바이킹 신화에서 같은 용어는 신 오딘(Odin)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브락테아트는 노르드 신화의 최고 신에 대한 초기 형태를 나타내는 셈입니다.
그러나 덴마크 국립박물관 학예사이자 연구원인 리스베트 이미르(Lisbeth Imer)는 이 칭호가 수백 년 후에야 등장한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구전 형태로 전해진 아이슬란드 시가(詩歌)를 통해 우리는 이를 알 수 있습니다. 망스 라븐은 "아마도 이것은 기원후 500년경, 즉 바이킹 시대보다 300년이나 앞서 후기 바이킹 노르드 신화와 사상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널리 퍼져 있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라고 추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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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락테아트에는 초상, 문양, 룬 문자 각인이 풍부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 Konserveringscenter Vejle

먼 교역을 증언하는 로마 주화

로마 주화 역시 고고학자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이를 장신구로 바꾸는 데 사용된 기술 때문인데, 연구진은 이와 같은 사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거의 24캐럿에 달하는 순금 주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서기 285~337년) 황제를 담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의 결론에 따르면, 이 주화가 300년 후 유럽 대륙 최북단에서 발견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당시 가장 먼 지역들조차 교역과 전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철기 시대 후기의 권력 중심지

빈델레프 유적지에서 발견된 금의 양만으로도 이 유틀란드 지역이 철기 시대 후기에 권력의 중심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원후 6세기에 극도로 부유한 영주가 이곳을 통치했으며, 그는 이러한 재화를 확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재능 있는 금세공인들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 발견은 더욱 놀라운 의미를 갖습니다. 빈델레프는 바이킹 시대의 권력 소재지이자 덴마크 왕국의 요람으로 여겨지는 옐링 유적지에서 불과 8km도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옐링 고고학 유적지에는 10세기에 이 권력을 확립한 두 왕이 세운 두 개의 룬 석비가 있습니다. 고름 왕(Gorm the Elder, 958년경 사망)과 그의 아들 하랄드 블루투스(Harald Bluetooth)입니다. 하랄드는 재위 기간(959~987년) 동안 그의 석비에 새겨진 각인이 말하듯 "덴마크인을 기독교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때까지는 덴마크 왕국 탄생 400년 전, 거의 같은 장소에 군벌이 살았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바이킹 시대 이전 지역 역사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매우 적다는 점을 인정하며, 바이킹 시대 이전 수세기 동안 실제로 지역 권력 중심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시기로 추정되는 다른 마을들도 이 지역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

'고대 후기 소빙하기': 혼란스러운 시대

빈델레프의 영주가 왜 이 보물을 묻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 등 필요한 시기에 사용하기 위해 안전한 곳에 보관하려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또 다른 설명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발견된 대형 금 유물 대부분이 정확히 6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실제로 혼란스러웠던 시대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매장은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친 기후 재앙, 즉 '고대 후기 소빙하기'와 연관되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기 536년경 중앙아메리카의 일로판고(Ilopango) 또는 동남아시아의 크라카타우(Krakatoa)로 추정되는 여러 차례의 격렬한 화산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분출 이후 화산재와 먼지 구름이 대기를 너무 어둡게 덮어 수년간 농작물 생산이 파탄에 이르렀고, 결국 기근이 초래되었습니다.

'빈델레프 보물'은 많은 미스터리를 품고 있으며, 덴마크 고고학자들은 이제 발견 현장에서 수집한 샘플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규명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이 메달들의 소유자와 매장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 정보를 찾기를 희망합니다. 이 새로운 보물의 발견은 바이킹 시대 사회와 통합된 덴마크 왕국의 기초가 이 철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는 일부 덴마크 연구자들의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