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앙코르: 코로나19 시대의 세계문화유산, 관광객 없는 2년이 가져온 보존의 기회

크메르 제국의 옛 수도였던 캄보디아 앙코르는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국가 경제의 세 번째 축인 관광 산업에는 분명한 손실이었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독특한 유적지에 집중된 신성한 사원들의 보존과 관리에는 오히려 뜻밖의 기회가 되었다.

앙코르: 코로나19 시대의 세계문화유산, 관광객 없는 2년이 가져온 보존의 기회

하늘에서 내려다본 앙코르와트 성역의 모습.

"2년 만에 처음 만나는 기자입니다!" 앙코르 지역 보호·개발청(APSARA) 고문이자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소속인 케리아 차우 선(Kérya Chau Sun)은 그렇게 인사하며, 크메르 제국(9~15세기)의 장엄한 옛 수도 유적으로 유명한 이 국립공원에서 보낸 지난 2년을 회상했다.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고고학 유적지, 앙코르

2022년 3월 24일과 25일 열릴 앙코르 역사유적 보존·개발 국제조정위원회(CIC-Angkor) 회의장으로 쓰일 호텔 라운지에서 그녀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 동남아시아 최대급 고고학 유적지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관광객은 잠시 자취를 감췄지만, 우리는 단 하루도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CIC 상임사무국 위원이자 ICOM(국제박물관협의회) 캄보디아 국가위원회 회장이기도 하다.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방문객을 제외하고도 연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었던 앙코르. 약 400km²에 달하는 성역과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이 유적지를 지금은 평소와는 다른 고요함 속에서 둘러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년의 국경 폐쇄로 오솔길을 가득 메우던 관광객 행렬이 사라지자, 자연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이제는 새소리와 나비 날갯짓 속에서 유적을 거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앙코르: 코로나19 시대의 세계문화유산, 관광객 없는 2년이 가져온 보존의 기회

앙코르 고고학 공원에 위치한 타프롬 사원(12세기)의 동쪽 입구. © Bernadette Arnaud / Sciences et Avenir

팬데믹 기간에도 멈추지 않은 사원 보존 작업

성역 간 원활한 이동을 위한 도로 정비, 앙코르와트 전면에 늘어서 있던 기념품 가게들을 수백 미터 떨어진 전용 공간으로 이전하는 작업 등이 진행되면서, 유적지의 경관은 한층 깔끔하게 되돌아왔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과 같은 시기에 지어진 이 걸작은 12세기 초, 크메르의 통치자 수리야바르만 2세의 재위 때 세워졌다. "앙코르 고고학 공원은 이례적으로 세심한 관리를 받았습니다"라고 케리아 차우 선은 강조했다. 현재 약 40km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방문객들이 유적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으며, 앙코르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식물원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옛 왕도 앙코르톰 중심부 근처에 있는 취약한 코끼리 테라스를 따라 나 있던 도로는, 교통 진동으로부터 12세기 말에 세워진 이 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해 경로가 변경되었다.

새로 개설된 탐방로들은 오랫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사원들까지 연결하고 있다. "보건 위기 상황에서도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성역 복원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되었고, 캄보디아 기술자들의 작업 과정을 촬영해 CIC 전문가들에게 보내 유산 기준에 맞게 작업이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앙코르에 상주하는 인도, 중국, 한국, 일본의 보존 프로그램 담당자들과도 협력했고, 당시 복원 작업을 하고 있지 않았던 프랑스극동학원(EFEO)과도 긴밀히 소통했습니다"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유산 관련 현안에 대해 APSARA는 이 시기를 활용해 다른 협력 관계도 강화했다. 프랑스 기업 이코넴(Iconem)과의 협업을 통해 크메르 기술자들에게 3D 포토그래메트리 실측 교육을 실시했으며, EHESS·CNRS·INALCO 공동연구기관인 동남아시아센터(CASE) 준회원인 건축가 올리비에 큐냉(Olivier Cunin)과도 협력했다. CASE는 불과 몇 년 사이 프랑스 동남아시아 연구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한 곳이다.

앙코르: 코로나19 시대의 세계문화유산, 관광객 없는 2년이 가져온 보존의 기회

앙코르와트 사원 서쪽 입구, 하나의 돌덩이에서 조각된 여덟 개의 팔을 가진 비슈누 신. © Bernadette Arnaud / Sciences et Avenir

"결국 이 2년은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관광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케리아 차우 선은 요약했다. 몇 년째 지속 가능한 관광을 실천해 온 여행사 올드림즈(All Dreams)의 총괄 매니저 자크 기샹뒤(Jacques Guichandut)의 표현을 빌리면, 바로 "책임감 있고, 더 사회적이며 윤리적인 관광"이다. 사원 외의 다른 목적지를 방문객에게 권함으로써 유적에 가해지는 압박을 덜자는 것이다. 2022년 12월, 앙코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주년을 맞이한다.

CIC-Angkor란?

1993년 일본과 프랑스의 주도,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설립된 CIC-Angkor는 두 나라가 공동 의장을 맡아 복원·보존 작업에 관한 과학 프로젝트와 등재 유적지의 문화·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재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유네스코 전문가 7인의 후원 아래 약 30개 회원(국제기구 및 각국)의 지원을 받는다. 이 국제 프로그램은 보존 활동을 지속 가능한 개발 노력과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매년 두 차례 회의가 열리며, 현재 28차 본회의(각국 대사들이 재정 출연액을 발표하는 자리)와 35차 기술회의를 맞이하고 있다. CIC의 상임 회원은 프랑스와 일본, 캄보디아 정부를 대표하는 앙코르 국제조정위원회(APSARA), 그리고 상임사무국을 담당하는 수도 프놈펜의 유네스코 사무소 등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