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나곤 세이(Sei Shōnagon, 965년경~1013년 이후)는 일본 헤이안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로, 일본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枕草子』의 저자입니다.
시인의 딸
쇼나곤 세이는 965년경 혼슈(本州) 북동부 도호쿠 지방의 유력 가문인 기요하라 씨(淸原氏)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확실하게 전해지지 않지만 '기요하라 나기코'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쇼나곤 세이'라는 이름은 귀족들이 사용하던 통칭인 '뇨보 호칭(女房名)'으로, '세이(淸)'는 그녀의 성씨에서 따온 것이고, '쇼나곤(少納言)'은 아마도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이 맡았던 관직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쇼나곤 세이의 삶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대부분 그녀 자신의 글에서 비롯됩니다. 그녀는 학자이자 시인, 귀족이었던 기요하라 모토스케(淸原元輔)의 딸이었습니다. 다만 아버지가 수입을 창출하는 공식 관직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정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枕草子』
열여섯 살에 쇼나곤 세이는 관료였던 다치바나 노리미쓰(橘則光)와 결혼하여 아들 노리나가를 낳았습니다. 993년,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 그녀는 이치조 천황(一条天皇)의 두 황후 중 한 명인 데이시(定子) 황후의 궁녀로 들어갔습니다. 같은 시기 작가 무라사키 시키부는 쇼시(彰子) 황후를 섬기고 있었으며, 두 여성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경쟁 의식이 형성되었습니다.
1001년 데이시 황후가 산욕으로 세상을 떠나자 쇼나곤 세이는 궁정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이 무렵부터 1010년경까지 궁정 생활 중 적어 두었던 기록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枕草子』는 궁정 생활에 대한 일화, 감상, 탄식, 관찰, 시가(詩歌) 등을 엮은 수필집으로, 당대의 귀중한 역사 기록인 동시에 저자 특유의 시적인 문체 덕분에 뛰어난 문학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궁정 생활 이후 쇼나곤 세이의 행적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불문에 귀의해 비구니가 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셋쓰국(摂津国)의 국수였던 후지와라 무네요(藤原宣孝)와 재혼하여 딸을 낳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쇼나곤 세이는 1013년 이후, 아마도 1017년경 혹은 1025년경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枕草子』와 무라사키 시키부의 『源氏物語(겐지 이야기)』는 당대의 두 걸작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세계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드물게 보는 것들
장인에게 칭찬받는 사위.
시어머니에게 사랑받는 며느리.
잘 뽑히는 은제 눈썹집게.
주인을 험담하지 않는 하인.
몸과 마음이 뛰어나고 조금의 버릇도 흠도 없으며, 세상에 사는 한 더러운 점 없는 사람.『枕草子』(995~1005년경), 쇼나곤 세이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