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세계 최초의 노벨 평화상 수상 여성, 베르타 폰 주트너

베르타 소피 펠리치타스 킨스키 폰 치니츠 운트 테타우 백작부인, 즉 베르타 폰 주트너 남작부인(1843~1914)은 오스트리아의 평화주의자입니다. 190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이 상을 받은 초기 수상자 중 한 명이자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노벨 평화상 수상 여성, 베르타 폰 주트너

알프레드 노벨의 개인 비서

1843년 6월 9일 프라하에서 태어난 베르타 폰 주트너는 귀족 가문의 후손이었습니다. 아버지 프란츠 미하엘 그라프 킨스키는 그녀가 태어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어머니 소피 빌헬미네 곁에서 자랐습니다. 그녀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며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를 익혔고, 유럽 곳곳을 널리 여행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도박으로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탕진하면서 형편이 어려워졌고, 1873년 베르타는 빈의 산업가 카를 폰 주트너 남작의 가정교사가 되어 그의 딸들에게 언어와 음악을 가르쳤습니다. 그녀는 주트너의 아들 아르투르 군다카르 폰 주트너와 사랑에 빠졌지만, 가문은 이 관계를 결사적으로 반대했습니다. 결국 아르투르의 어머니는 베르타를 해고하고, 그녀에게 잠시 동안 알프레드 노벨의 개인 비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짧은 기간에도 베르타와 노벨은 좋은 친구가 되었고, 이후에도 오랜 서신 왕래를 이어갔습니다.

『무기를 내려놓으라!』

베르타는 빈으로 돌아온 뒤 1876년 6월 12일 아르투르 군다카르와 몰래 결혼했습니다. 작가였던 남편은 결혼을 계기로 상속권을 박탈당했고, 부부는 밍렐리아 공녀 에카테리나 다디아니를 따라 조지아로 이주하여 번역과 대중소설 집필로 생계를 꾸렸습니다. 러시아-튀르크 전쟁 이후 아르투르는 독일 신문에 전쟁 관련 기사를 발표했고, 베르타는 기자로 활동하며 'B. 울레'라는 필명으로 오스트리아 신문에 단편 소설과 에세이를 기고했습니다. 1885년 빈으로 돌아온 후에는 폰 주트너 가문과 화해하여 가문의 저택으로 들어갔습니다.

베르타는 계속해서 글을 쓰며 평화주의라는 주제를 깊이 탐구했습니다. 그녀는 인간이 스스로를 개선하여 더 이상 전쟁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발표한 평화주의 에세이와 소설 가운데 특히 『무기를 내려놓으라!(Die Waffen nieder!)』는 여성의 시점에서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큰 성공을 거두어 12개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로도 각색되었으며, 베르타는 이를 계기로 유럽 평화 운동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1890년부터 1891년 사이 베르타 폰 주트너는 '베네치아 평화 협회(Friedensgesellschaft Venedig)'와 오스트리아 평화주의 단체인 '오스트리아 평화우호협회(Österreichische Gesellschaft der Friedensfreunde)'를 창설하고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이 직위는 생애가 끝날 때까지 지켰습니다. 1891년 11월 로마에서 열린 세계 평화 회의에서는 국제평화국(International Peace Bureau) 부회장으로 선출되었고,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독일 평화협회(Deutsche Friedensgesellschaft)를 설립했습니다. 베르타는 여러 차례 국제 평화 회의에 참석해 국제 중재 재판소 설립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1899년에는 헤이그에서 열린 제1차 만국평화회의 준비 과정에도 참여했습니다.

1902년 12월 10일, 남편 아르투르 군다카르 폰 주트너가 하르만스도르프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빚을 안게 된 베르타는 재산을 처분하고 빈으로 이주해 집필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1904년 6월에는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여성 회의에 참석했고, 여러 나라를 순방하던 중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을 만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1905년 12월 10일, 베르타 폰 주트너는 1901년에 제정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1914년 6월 21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는 그녀가 생전에 끊임없이 경고했던 대규모 전쟁, 즉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불과 몇 주 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