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증언으로 저항한 작가, 샬롯 델보

샬롯 델보(Charlotte Delbo, 1913~1985)는 프랑스의 문필가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레지스탕스 운동가입니다. 그녀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와 라벤스브뤼크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을 증언하는 데 작품 활동의 상당 부분을 바쳤습니다.

공산주의 청년 시절

샬롯 델보는 1913년 8월 10일 프랑스 에손(일드프랑스)에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났으며,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의 네 자녀 중 맏이였습니다. 바칼로레아에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노동자 대학 과정에서 철학과 노동 경제학을 공부했고, 비서 교육을 받으며 영어도 익혔습니다. 그녀는 1932년 공산주의 청년단에 가입했고, 1936년에는 다니엘 카자노바(Danielle Casanova)가 창립한 평화주의·반파시즘 운동 단체 '프랑스 여성청년연합'에 참여했습니다. 같은 해, 노동자 대학에서 만난 공산주의 운동가 조르주 뒤다슈(Georges Dudach)와 결혼했습니다.

1937년 샬롯은 공산당 계열 신문 『청년 수첩(Les Cahiers de la jeunesse)』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배우이자 연출가인 루이 주베(Louis Jouvet)를 인터뷰하게 됩니다. 주베는 이후 그녀를 개인 비서로 고용해 자신의 강의 필기를 맡겼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루이 주베와 극단은 비시 정부의 선전 순회 공연을 위해 남미로 떠났고, 망설임 끝에 샬롯도 잠시 동행합니다. 그러나 1941년, 나치즘 반대 전단지를 소지한 채 체포된 친구가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그녀는 주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레지스탕스에 합류하기로 결심합니다.

폴리처 그룹과 체포

샬롯 델보와 조르주는 폴리처 그룹 소속으로, 1941년 자크 되쿠르(Jacques Decour)와 장 폴랑(Jean Paulhan)이 창간하고 루이 아라공, 프랑수아 모리아크, 에디트 토마, 레몽 캉 등이 참여한 레지스탕스 신문 『프랑스 문예(Les Lettres françaises)』 발행을 담당했습니다. 샬롯은 인쇄물, 전단지, 잡지 타이핑과 함께 지하 방송 청취 업무를 맡았습니다.

그러나 1942년 3월 2일, 부부는 다수의 공산당 지식인들과 함께 체포됩니다. 조르주는 같은 해 5월 총살되었고, 샬롯은 프랑스 내에서 한동안 수감되었다가 1943년 1월 24일, 공산주의자들이 많이 포함된 프랑스인 정치범 230명으로 구성된 호송대와 함께 아우슈비츠로 끌려갔습니다. 레지스탕스 운동가 다니엘 카자노바 역시 이 호송대에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샬롯 델보는 만약 살아남는다면 자신과 동료 강제 이주민들이 겪은 일을 증언하는 책을 쓰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녀가 미리 정해둔 제목은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의 시 구절에서 따온 『우리 중 누구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None of us will return)』였습니다. 정신적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그녀는 시와 희곡을 암송하는 데 몰두했고, 1944년 1월 라벤스브뤼크로 이송된 후에도 이러한 기억 훈련 덕분에 희곡 공연을 직접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샬롯은 1945년 4월 23일 적십자사에 의해 석방되었고, 두 달 뒤 프랑스로 송환되었습니다.

귀국 후 수개월간 우울증과 자살 충동과 씨름한 끝에, 샬롯은 『우리 중 누구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집필에 착수해 원고를 한 번에 완성한 뒤 서랍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또한 강제 이주 경험을 소재로 한 단편과 시를 집필해 신문에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잠시 루이 주베와 함께 일을 재개했고, 유엔(UN)에서 근무한 뒤 1961년부터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에서 일했습니다.

샬롯은 알제리 전쟁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밝히며 그곳에서 자행된 고문을 규탄했고, 이러한 반대 의사를 일련의 서간문 출판을 통해 드러냈습니다. 마침내 1965년, 집필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그녀는 『우리 중 누구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고, 이 책은 마침내 세상 빛을 보게 됩니다.

샬롯 델보는 1985년 3월 1일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