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라 닐 허스턴(Zora Neale Hurston, 1891~1960)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 부흥 운동에 크게 기여한 미국 작가로, 특히 소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Their Eyes Were Watching God)』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학을 사랑한 소녀
조라 닐 허스턴은 1891년 1월 7일 미국 앨라배마주 노타술가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루시 앤 허스턴은 교사였고, 아버지 존 허스턴은 침례교 목사였으며, 그녀는 여덟 남매 중 다섯째였다. 세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주 이튼빌로 이주했는데, 이곳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로 훗날 아버지가 시장으로 선출되는 곳이기도 했다.
조라는 이튼빌을 백인 사회의 간섭 없이 흑인들이 자신들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회고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문학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1904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는 거의 곧바로 재혼했고, 새 아내와 함께 조라를 잭슨빌의 침례교 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결국 학비를 내주지 않으면서 그녀는 퇴학당했다. 이후 한동안 극단에서 하녀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고, 1917년에는 나이를 줄여 출생 연도를 1901년으로 속인 채 모건 칼리지에 입학해 1918년 졸업했다.
이후 하워드 대학교에서 수학한 그녀는 1928년 바너드 칼리지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졸업했다. 흑인 민속 문화와 아이티의 부두교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조라는 문예지 『파이어!!(Fire!!)』를 발행하는 등 할렘 르네상스, 즉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 부흥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27년에는 재즈 음악가 허버트 신과 결혼하여 4년간 부부 생활을 이어갔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여러 단편 소설을 발표한 뒤, 조라 닐 허스턴은 1935년 민속학 저작 『노새와 사람들(Mules and Men)』을, 1937년에는 대표작 소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를 출간했지만 당시 판매 성적은 저조했다. 그녀는 미국 남부의 문화를 무대에 옮기는 민속 무용단을 만들었고, 이후 현지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아이티로 떠났다.
그녀의 연구는 특히 부두 의식에서 황홀경 상태에 들어가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관습을 기록한 점에서 인류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같은 시기에도 단편 소설과 기사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1954년에는 백인 의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흑인 여성 루비 맥콜럼의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잭슨빌로 파견되었다. 이 사건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조라는 언론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윌리엄 브래드퍼드 휴이의 책 『수워니 감옥의 여인(Woman in the Suwannee Jail)』 집필에도 기여했다.
이후 그녀는 여러 신문에 기고했고, 도서관에서 일한 뒤 대체 교사로도 활동했다. 1960년 1월 28일 플로리다주 포트피어스에서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으며, 표식 하나 없는 무덤에 묻혔다.
그러다 1975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앨리스 워커가 잡지에 발표한 글 「조라 닐 허스턴을 찾아서(In Search of Zora Neale Hurston)」를 계기로 그녀의 작품은 비로소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워커는 직접 그녀의 무덤을 찾아 표석을 세우기도 했다. 오늘날 조라 닐 허스턴은 미국 여성 명예의 전당(National Women's Hall of Fame)에 헌액되어 있으며, 흑인 문학과 여성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