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족(Innu) 출신 작가이자 활동가 안 안타네 카페쉬(An Antane Kapesh, 1926~2004)는 자신의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원주민의 권리를 위해 평생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어로 책을 출판한 최초의 원주민 여성입니다.
숲 속에서의 삶
안 안타네 카페쉬는 1926년 3월 26일 캐나다 퀘벡 북부 쿠우주아크(Kuujjuaq) 인근 숲에서 태어났습니다. 캐나다 북부에 뿌리를 둔 이누족의 일원으로서, 그녀는 캐나다기러기와 순록 사냥, 연어 낚시, 모피용 덫 사냥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정착민들의 학교에는 가지 않았고, 가족 특히 순록 사냥꾼이었던 아버지에게 교육받으며 자랐습니다.
1943년 결혼하여 아홉 명의 자녀를 낳은 그녀는 1950년대까지 이누 전통 방식으로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1953년 세트일(Sept-Îles) 근처 말리오테남(Maliotenam) 보호구역 설립을 비롯한 보호구역 창설은 이누족의 영토를 빼앗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았습니다. 강제 이주, 정착 강요, 문화 동화는 물론 마약 중독과 자살 같은 사회 문제까지 이누족 사회를 짓누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저주받은 야만인이다'
1965년부터 1976년까지 셰퍼빌(Schefferville) 인근 마티메코시(Matimekosh) 이누 부락의 족장을 지낸 안 안타네 카페쉬는 펜을 들어 자신의 민족을 옹호하고 그들이 겪은 불의를 고발하기로 결심합니다. 이누어로 글쓰기를 배운 그녀는 1976년 자서전적 에세이 『Eukuan Nin Matshimanitu Innu-Iskueu』를 출판했으며, 이 책은 프랑스어로 『Je Suis une Maudite Sauvagesse』('나는 저주받은 야만인이다')라는 제목으로도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민족의 역사를 직접 기술하고, 겪어온 편견과 차별을 고발하며, 고유 문화를 옹호하고 동화 정책을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내 책에는 백인의 언어가 없다. 내 자신과 내 아이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먼저 깊이 생각했다. 글쓰기는 본래 우리 문화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저주받은 야만인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나를 야만인이라 부르는 것을 들으면 나는 몹시 자랑스럽다. 백인이 이 단어를 입에 담을 때, 나는 그것이 곧 당신은 진짜 인디언이며 이 숲에 가장 먼저 살았던 사람이라는 말임을 안다. 숲에서 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삶이다. 백인이 영원히 나를 야만인이라 불러주기를.'

'당신들은 내 나라에 무엇을 했습니까?'
3년 후인 1979년, 안 안타네 카페쉬는 두 번째 책 『Qu'as-tu fait de mon pays?』('당신들은 내 나라에 무엇을 했습니까?')를 출판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그녀는 한 아이와 '폴리셸(Polichinelles)'이라 불리는 유럽 정착민들을 대비시키며, 유럽인의 도래 이후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겪어온 영토 강탈과 문화 동화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처음에 아이는 정착민들을 손님으로 여기며 신뢰를 보내고 그들이 자리 잡는 것을 도웁니다. 그러나 정착민들은 점차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학대하고, 끝내 감옥에 가두기까지 합니다.
'그러자 아이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때 아이는 몹시 분노했다. 아이는 자신의 모든 영토를, 문화의 모든 면모를, 심지어 자신의 언어마저 잃었다. 그리고 그때 아이는 깨달았다. 앞으로 죽는 날까지 어쩔 수 없이 폴리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흉내를 내야 한다는 것을.'
이 이야기를 통해 안 안타네 카페쉬는 영토와 문화를 빼앗긴 한 원주민의 개인적 운명과 동시에 이누 민족 전체의 집단적 비극을 드러냈습니다. 이 작품은 이후 연극으로 각색되어 몬트리올에서 공연되기도 했습니다.
생애의 끝까지 활동가로
'나는 쓰고 싶다. 내 문화를 지키기 위해 쓰고 싶다. 앞으로 태어날 이누족이 자신들의 민족이 보호구역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굳건한 의지로 이름난 그녀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민족, 문화, 언어를 지키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전통적인 이누족의 삶의 방식이 후대에 제대로 전승되고 사라지지 않도록 이누어를 가르쳤고, 어린이를 위한 책도 집필했습니다. 그녀의 작품과 투쟁은 조제핀 바콩(Joséphine Bacon), 나타샤 카나페 폰텐(Natasha Kanapé Fontaine) 등 후대 이누 작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안 안타네 카페쉬는 2004년 11월 세트일에서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