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63. 눈이 밝은 신봉자 파텔, 그러나 간디 앞에서는 맹목적으로 따랐다

63. 눈이 밝은 신봉자 파텔, 그러나 간디 앞에서는 맹목적으로 따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참혹하게 패배한 설움을 풀기 위해,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은 1939년 강력한 무기를 들고 영국과 그 동맹국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군이 폴란드를 짓밟으며 진격해 오자, 이를 저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영국과 동맹국들은 독일에 선전포고를 했고, 인도를 강제로 전쟁에 끌어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도 국민회의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도 영국은 인도 국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인도를 세계대전에 끌어들였고, 간디는 총독과 합의하여 인도 청년들을 군대에 모집하는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려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영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분노한 국민회의 소속 주정부들은 전 주에서 일괄 사임했습니다. 사르다르 파텔은 "영국은 즉시 인도를 해방시켜라. 그런 다음에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인도의 협조를 요청하라"고 명확하게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파텔이 이 선언을 내놓자마자 간디는 파텔과 정면으로 대립했습니다. 간디는 위기의 순간에 인도는 어떠한 조건도 없이 영국과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간디가 자신의 뜻을 계속 피력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에는 파텔의 태도 때문에 '인도가 무조건 전쟁에 협조해야 한다'는 논리로 국민회의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1939년 10월 16일, 총독은 교묘하게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인도에 완전한 자치를 고려해 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파텔은 이 발표에 대해 신랄하게 반박했습니다.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 수 있는가? 대전쟁이 끝난 뒤 다른 세력이 인도의 땅을 차지한다면, 영국은 대체 어떻게 그 약속을 지킬 것인가? 그러니 무언가를 주려거든 오늘 바로 주어라." 그러나 마하트마 간디는 다시 한번 파텔의 주장에 반대했습니다.

이에 파텔은 몹시 괴로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완전한 자치를 요구하는 데 어떤 잘못이 있는지 나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내 간청에도 불구하고 바부(간디)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모든 것을 잊고 그분의 어떤 명령이라도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무렵 간디를 제외한 국민회의 전체는 이미 파텔의 논리에 동의한 상태였습니다.

차크라바르티 라자고팔라차리는 한때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간디지의 맹목적인 신봉자입니다. 그러나 파텔은 간디지의 훌륭한 신봉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모든 것을 또렷이 볼 수 있는 크고 밝은 눈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때때로 현실을 분명히 보면서도 간디지를 맹목적으로 따라갑니다."

한 번 더 라자지의 말이 옳음이 입증되려 하고 있었습니다. 파텔은 분명히 옳은 입장에 서 있었지만, 그럼에도 간디의 명령에 복종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르다르는 자신 이외의 다른 지도자가 국민회의를 이끌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