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축화된 과정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면, 밀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재배되기까지 거친 과정 역시 그 '미국 형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밀에게는 하나의 난제가 있었습니다. 밀을 심은 땅은 금방 메마르게 변해버려, 몇 년 동안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인의 해결책, '비나(Bina)'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히 효율적인 기술을 고안해냈습니다. '비나(Bina)'라 불린 이 방식은 농경지를 둘로 나누어, 한쪽이 '쉬고' 있는 동안 다른 쪽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매년 그 역할을 서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절반의 땅은 당장 생산에 활용되지 못하더라도, 농장 전체가 황폐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중세의 '트리나(Trina)', 세 필지 윤작법
중세 시대, 십자군 전쟁 무렵에는 '트리나(Trina)'라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농경지를 셋으로 나누어 한 곳에는 밀을, 또 한 곳에는 채소를 심고 마지막 한 곳은 휴경지로 남겨두는 방식입니다. 채소는 밀과는 다른 종류의 영양분을 토양에서 흡수하기 때문에, 채소밭은 지력이 고갈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생산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채소는 가축의 사료로도 활용되어 육류 소비까지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즐기는 샌드위치에는 밀뿐만 아니라 햄과 치즈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전공학 시대, 연 두 차례의 수확
그다음 혁신은 오늘날에야 이루어졌습니다.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연간 두 차례의 밀 수확이 가능해져, 과거보다 생산량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아울러 토양이 생산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 다양한 재배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수천 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그렇게 완성된 뜨거운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함께 알면 좋은 흥미로운 사실
- 밀은 약 1만 년 전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오늘날 밀은 전 세계 인류가 섭취하는 칼로리의 약 20%를 공급하는 핵심 곡물입니다.
-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발효 기술을 활용해 빵을 만들었으며, 이는 훗날 샌드위치 문화의 토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