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정신사란 무엇인가? 뤼시앙 페브르와 멘탈리테의 역사

프랑스 역사가 뤼시앙 페브르(Lucien Febvre)를 선구자로 하는 '정신사(history of mentalities)'는 20세기 역사학 발전에 가장 비옥한 밭 중 하나였습니다.

정신사란 무엇인가? 뤼시앙 페브르와 멘탈리테의 역사

글: Cláudio Fernandes

아날 학파와 방법론적 혁명

역사학은 19세기 하나의 '과학'으로 제도화된 이후 수많은 재편과 수정, 그리고 이론적 논쟁을 거쳐 왔습니다. 특히 20세기 전반 프랑스 역사가들 사이에서는 방법론적 '혁명'이 일어났는데, 이 혁명은 이후 역사에 대한 성찰의 뿌리를 깊이 내리게 됩니다. 이 혁명의 주력 함선이 바로 아날 학파(School of Annales)였습니다. 그리고 아날 학파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뤼시앙 페브르(Lucien Febvre, 1878~1956)로부터 20세기 역사학의 가장 중요한 분파 중 하나인 정신사가 탄생했습니다.

느리게 변하는 것들, '멘탈리테'

페브르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적 발전에는 다른 영역만큼 빠르고 뚜렷하게 변화하지 않는 층위들이 존재했습니다. 예컨대 정치·사회 구조는 실질적인 변화가 비교적 먼저 일어나는 영역이지만, 특정 행위 양식과 사고방식은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려야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상, 이데올로기, 도덕적 태도, 과학적 이해의 분위기 등은 멘탈리테(mentalités), 즉 긴 시간의 흐름을 규정하는 지속적인 사고방식의 영역에 속합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발전한 현대 심리학의 성과 일부는 페브르가 정신사 이론을 세우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연구자 로날드 라미넬리(Ronald Raminelli)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샤를 블롱델(Charles Blondel)과 앙리 왈롱(Henri Wallon)의 심리학의 영향 아래, 페브르는 1938년 『프랑스 백과전서(Encyclopédie Française)』 제8권에 실린 '심리학과 역사(La Psychologie et l'Histoire)'라는 글을 통해 소위 '정신사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1941년에는 『역사와 사회 연보(Annales d'Histoire Sociale)』에 '역사 속의 감수성(La Sensibilité dans l'Histoire)'이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두 글 모두 『역사를 위한 투쟁(Combats pour l'histoire)』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텍스트는 정신사를 연구하는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Raminelli, Ronald. Lucien Febvre on the path of mentalities. R. History, São Paulo, n. 122, Jan/Jul. 1990. p. 97-115.)

정신사를 개척한 대표 저작들

이러한 초기 논문들에 더해, 페브르는 정신사의 지평을 탐색하는 방대한 역사 탐구 에세이들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독일 종교개혁가를 다룬 『마르틴 루터, 하나의 운명(Martin Luther, un destin)』, 독서사 분야에서도 선구적인 업적이 된 『책의 탄생: 인쇄술의 충격(1450~1800)』, 그리고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의 작가가 살던 시대의 종교적 분위기를 조명한 『16세기의 불신 문제: 라블레의 종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정신사의 계승자들

페브르의 지적 계승자들은 정신사 분야의 연구를 한층 발전시켰습니다. 미셸 보벨(Michel Vovelle), 필립 아리에스(Philippe Ariès),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 그리고 이후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 에마뉘엘 르 로아 라두리(Emmanuel Le Roy Ladurie), 로제 샤르티에(Roger Chartier) 등이 이 흐름에 합류했으며, 나아가 문화사와 '새로운 역사학(nouvelle histoire)' 같은 새로운 연구 영역들을 개척해 나갔습니다.


*이미지 출처: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