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제34장 - 인도 예술: 개념, 분류와 그 기원

제34장 - 인도 예술: 개념, 분류와 그 기원

어떤 국가의 예술을 진정으로 평가하려면, 그 예술이 무엇을 빌려왔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세계에 주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인도 예술은 유럽과 아시아의 위대한 예술 유파들 사이에서도 가장 뛰어난 위치를 차지해야 마땅하다. — E. B. 하벨(E. B. Havel)

'칼라(Kala)'라는 단어의 기원

'예술'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칼라(Kala)는 아리안족의 가장 오래된 경전인 리그베다(기원전 4000년~기원전 1000년경)에서 이미 사용되었다. 또한 바라타무니(기원전 400년~서기 100년경)는 그의 저서 『나티야샤스트라(Natyashastra)』에서 다음과 같이 예술을 언급했다.

"지혜가 없는 것도, 규율이 없는 것도, 예술이 아닌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모든 지식에는 기술이 담겨 있고, 모든 규율은 곧 예술이라는 의미다. 바라타무니가 말한 '예술'은 오늘날의 순수 예술(Fine Arts)에 해당하며, '기술(craft)'은 실용적인 예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은 어떤 재능과 숙련을 필요로 하는 활동 전반을 의미하며, 인도의 예술 사상에서는 특히 마음의 선하고 순수한(sattvik) 성향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예술의 목적

예술 창작에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 예술에는 자아 의식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예술의 이념은 물질적 형태로 드러나지만, 그 목적은 대상의 외형을 보여주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내면이 반영된 내적 본질까지 표현하는 데 있다. 예술은 인간을 거칠고 겉모습의 세계에서 섬세하고 본질적인 세계로 이끈다.

인도 예술가들의 핵심 목표는 거친 형상 속에 잠든 섬세한 의식을 깨워내는 것이었다. 예술 창작을 통해 마음과 영혼은 아름다움을 만나고, 영혼은 평화를 경험한다. 형태와 아름다움은 예술을 통해 창조되며, 예술은 '형언하기 어려운 것'을 '표현'하고, '추상적인 것'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한다.

인도적 관점에서 예술은 '라사누부티(Rasanubhuti, 정서적 체험)'를 위한 '창조 행위'이다. 예술은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철학자들이 말하듯 '예술은 곧 삶'이다. 실제로 예술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며, 인간은 예술을 통해 참된 삶에 이른다. 예술은 인간의 의식 깊은 곳까지 닿는다.

예술의 정의

예술은 인간의 행위로서, 인간의 본성과 형태, 그리고 감정이 모두 담겨 있다. 서구 사상에서 '예술(art)'이라는 단어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숙련을 의미하는 데 쓰였다. 따라서 기술 없이 이루어진 작업이나 서투른 결과물은 예술로 인정되지 않는다. 현대에 들어 예술에 대해 수많은 정의가 내려졌는데, 그중 하나는 예술이란 인간 감정의 타고난 표현이라는 것이다.

예술은 복지의 어머니이자, 상상력의 미적 표현을 일컫는 이름이다. 상상력은 다양한 방식과 매체를 통해 표현될 수 있다. 예술은 아름다움에 대한 영감에서 비롯되었으므로, 미(美)에 대한 평가 자체가 곧 예술이다. 모든 예술적 과정의 궁극적 목표는 아름다움의 표현이다.

위대한 시인 칼리다사(굽타 시대)는 『라구밤샤(Raghuvansh)』에서 '라리테 칼라 비드호(Lalite Kala Vidho)'를 언급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학자 바그와트샤란 우파디야이는 "신성한 표현이든, 노래와 선율이든, 건축 공예든 그것은 모두 예술 그 자체"라고 말했으며, 시인 자이샹카르 프라사드는 "신의 창조 역량을 본받은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숙련된 창조가 곧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예술과 과학의 차이

예술과 과학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과학에는 지식이, 예술에는 기술과 상상력이 우세하다. 과학의 진위는 후각, 미각, 시각, 측정, 무게 달기, 실험실 검증 등을 통해 판단하지만, 예술에는 그런 객관적 진위가 요구되지 않으며 인간의 취향과 감상으로 판단된다. 과학의 결과물은 시대와 국가, 상황에 관계없이 언제나 동일한 결과를 낳는 반면, 예술이 주는 감동은 국가와 시대, 그리고 감상자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술과 자연의 차이

예술의 작품은 자연의 작품과 구별된다. 예술의 본질은 창조, 즉 인공성에 있지만, 자연에는 인공성이 없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는 예술이 스며들며, 자연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창조물이다. 예술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지만, 예술에는 숙련이 필요한 반면 자연에는 어떠한 숙련도 필요하지 않다. 예술에는 상상력이 작용하지만, 자연은 상상 그 이상으로 신비롭고 낯설다.

예술의 종류

예술과 그 종류에 대해서는 바차야나의 『카마수트라』, 우샤나스의 『슈크라니티』, 자인교 경전인 『프라반다코쉬』, 『칼라빌라스』, 『랄리타비스타르』 등 여러 고대 문헌에서 논의되었다. 대부분의 문헌에서 예술의 수는 64가지로 제시되며, 『프라반다코쉬』 같은 문헌에는 72가지의 목록이, 『랄리타비스타르』에는 무려 86가지의 예술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저명한 카슈미르 출신 학자 크셰멘드라는 그의 저서 『칼라빌라스』에서 가장 방대한 예술 목록을 남겼다. 그 안에는 대중적 실용성과 관련된 64가지, 다르마(법)·아르타(이익)·카마(욕망)·목샤(해탈)와 관련된 32가지, 질투와 품행에 관련된 32가지, 청결에 관련된 64가지, 창기(娼妓)의 교양에 관련된 64가지, 의학에 관련된 10가지, 서기(카야스타)에 관련된 16가지, 그리고 100가지의 연관 예술이 기술되어 있다. 그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목록으로 꼽히는 것은 『카마수트라』의 것이다.

예술의 분류

바라타무니의 『나티야샤스트라』는 예술을 '부속 예술(Accessory)'과 '주요 예술(Main)'로 분류했다. 이들은 '카루(Karu)'와 '차루(Charu)' 예술이라 불리기도 하며, '종속 예술'과 '독립 예술'로도 구분할 수 있다. 학자들은 시, 음악, 회화, 무용·연극, 건축 등에 독자적 정체성을 부여하여 이들을 예술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모든 순수 예술은 독립적인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에는 예술이 인문학 분야에 편입되어 역사, 문학, 철학, 언어학 등과 함께 다루어진다. 한편 서구 문화권에서는 예술을 다음 두 가지로 구분한다.

  • (1) 실용 예술(Useful Arts)
  • (2) 순수 예술(Fine Arts)

전통적으로 알려진 예술의 주요 종류

  1. 건축
  2. 조각
  3. 회화
  4. 음악
  5. 시(문학)
  6. 무용
  7. 연극과 영화

현대에는 여기에 사진, 영상 예술, 광고, 만화 등 새로운 분야들이 추가되었다. 오늘날의 예술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문학 — 시, 소설, 단편소설, 서사시 등
  2. 공연 예술 — 음악, 무용, 연극
  3. 요리 예술 — 제빵, 초콜릿 제조, 양조
  4. 미디어 예술 — 사진, 영상, 광고
  5. 시각 예술 — 드로잉, 회화, 조각 등

이 가운데 일부 예술은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의 요소를 함께 지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화다.

인도 예술의 가장 초기 증거

인도 예술의 가장 오래된 증거는 인더스 문명(기원전 3500년~기원전 1500년경) 발굴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확인된다. 인더스 문명 유적에서는 도시 설계 예술, 건축 예술, 우물 굴착 기술, 조각, 무용, 음악, 야금술, 직물, 도자기 제작, 화폐 주조 등 놀랍도록 다양한 예술과 기술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문명에서는 사원 건축의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인더스 문명 이후에는 마우리아 시대(기원전 322년~기원전 184년)에 다양한 예술의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 이후로 인도 예술의 발자취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