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351일간 육지를 보지 못한 채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강철 통 속에서 정신을 지키는 법

바다 위의 강철 캔, 그리고 351일의 항해

네 명이 아닌 수백 명의 선원, 거대한 금속 캔(제3제국의 무장상선, 즉 보조순양함), 끝없이 펼쳐진 대양, 그리고 육지 한 조각도 보지 못한 채 흘러간 351일.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재미있게 놀면 됩니다!

보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병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잔혹한 나치에 대한 정보만 주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잊곤 합니다. 그들 역시 특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 평범한 인간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특히 선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독일 함장 테오도어 데트메르스(Theodor Detmers)의 회고록 『코르모란 순양함』을 읽으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보조순양함은 제3제국의 적국 소속 선박들을 나포하는 임무를 맡아 무려 352일간 바다와 대양을 누볐습니다. 사실 항해 자체는 꽤 단조로웠습니다. 배를 몰고 가다가, 가다가, 때로는 물자를 실은 배를 나포하고, 또 때로는 물자를 향해 가던 배를 붙잡았습니다. 어느 배에서는 카나리아를, 다른 배에서는 원숭이를 거둬들였습니다. 아군 잠수함과의 만남—데트메르스가 '물고기'라 부른 어뢰를 건네기도 했고—나 보급선과의 작은 회합조차 큰 볼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코르모란'호의 승무원들은 길이 164m, 폭 20m에 불과한 갑판 위에서, 한적한 바다 한복판에서 미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했을까요?

애완동물은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

…상어만 아니라면요. 선원들과 상어는 수세기 동안 꽤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상어는 바다의 늑대들, 특히 신선하고 날것인 상태의 그들을 좋아하지만, 그 반대 방향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배가 침몰해 물속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선원들은, 생존자들을 사냥하는 이 강력한 포식자들을 진심으로 미워했습니다.

'코르모란'호가 상어가 득실거리는 해역에 들어서자, 갑판 낚싯대로 상어를 낚아 올려 처리하는 것이 승무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락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끔찍하게 악취를 풍기던 상어 지느러미 하나가 돛대에 못 박히기도 했습니다. 선원들은 상어 이빨의 용도도 금방 찾아냈습니다. 바로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었죠. 함장 테오도어 데트메르스 역시 부하들에게 이런 장식품을 선물받았는데, 목에 걸지 않고 함장 모자에 달아 두었다고 합니다.

애완동물 이야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코르모란'호에는 꽤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출항 당시 두 마리의 개가 함께 탑승했습니다. 폭스테리어 스트루피(Struppi)와 저먼셰퍼드 센타(Senta)입니다. 갑판 위를 뛰어다니며 놀고, 갈매기와 알바트로스를 쫓아다니는 모습은 선원들에게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물론 포로들을 상대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센타는 특히 함장을 좋아했는데, 함교까지 찾아와 짖으면서라도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받아내려 했고, 결국 나무토막 하나 던져주게 만들곤 했습니다.

배에는 나포한 전리품인 새 한 마리와 원숭이 두 마리도 있었습니다. 날개 달린 친구는 새답게 우리에 살면서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만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면, 영장류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함장이 토미(Tommy)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처음 봤을 때는, 환경 변화에 겁먹은 동물이 주인의 머리 위에 웅크리고 있어 새 포로의 기괴한 모자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토미는 다른 원숭이와 함께 선원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장난을 치는 모습은 물론, 따뜻하게 데워진 갑판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털을 자랑하거나 서로 껴안고 잠드는 평범한 일상조차 선원들에게는 훌륭한 오락거리였습니다.

바다 위의 '고요한 밤'과 넵튠 인사

따뜻한 남쪽 바다를 항해하는 중이라도 선원들은 크리스마스를 잊지 않았습니다. 기후는 축제 분위기와 맞지 않았지만, 승무원들은 여느 때처럼 기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선원들은 자신들의 거처를 장식했고, 장교들은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 콘테스트를 열었습니다. 상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최고의 장식을 만든 사람에게는 온갖 진미로 가득 찬 반 통의 행운이 주어졌죠. 흐린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맞닿은 따뜻한 바다의 끝없는 푸름도 승무원들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망치지는 못했습니다.

'코르모란'호에서는 '적도 입회식(Equatorial Baptism)' 의식도 열렸습니다. 이 독특한 의식은 주로 풍자적인 성격을 띠었으며, 사실상 모든 배에서 시행되었고, 적도를 처음 통과하는 선원은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넵튠의 검게 그을린 호위병들이 갑판을 깨끗이 쓸어, 바다의 신이 보낸 사절 트리톤(Triton)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첫 번째 귀빈은 상관이 직접 방문하기 전에 배를 살펴보러 온 것이었죠. 그는 이 자리를 위해 제독 코트를 걸치고 나비넥타이를 매우 우아한 셔츠 차림새를 갖추었고, 팔에는 커다란 망원경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보고하기 전에 뭔가 든든한 술을 요청한 뒤, 거의 설 수 없을 만큼 취한 몸으로 자세를 잡았습니다.

다음 날에는 넵튠 본인이 아내(면도를 하는 것을 잊은)와 일행을 데리고 등장했습니다. 신은 어떤 이들을 치켜세우고 어떤 이들을 질책했으며, 말을 건 모든 이는 궁정 의관의 가방에서 꺼낸 특별히 쓴 알약을 삼켜야 했습니다. 게다가 '행운아'들은 북반구의 때와 온갖 악령을 떨쳐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한 명씩 씻겨졌고, 거대한 면도칼(물론 나무로 만든)로 면도를 당한 뒤, 갑판의 수영장에 던져져 세척 과정이 계속되었습니다. 배에 도착한 후에는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물줄기를 맞았고, 마지막으로 맛있는 그로그 한 잔을 마시며 비로소 '입회식'을 마쳤습니다. 넵튠과 장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 즐거운 의식 전체는 몇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긴 항해 내내 가장 즐거운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습니다.

매일매일 어떻게 기분을 북돋울까?

함장과 장교들은 승무원들을 위한 새로운 오락을 고안하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데트메르스의 회고록에 따르면, 그들은 주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좌우명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배 위에서는 운동 경기가 성행했습니다. 복싱 그룹이 조직되었고, 여러 장교들은 평행봉 위에서의 운동과 곡예로 기량을 뽐냈으며, 어떤 이는 레슬링을, 또 어떤 이는 대걸레로 싸움을 벌였습니다.

함장은 스포츠 대회를 직접 개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경기 종목으로는 평행봉 체조, 배 전체 길이를 달리는 장애물 경주(당연히 장애물이 기발할수록 좋았습니다), 낚싯대로 기묘한 물건을 낚는 경기, 앞서 언급한 대걸레 싸움, 기름을 바른 기둥 오르기 등 비슷한 종류의 경기들이 있었습니다. 선원들의 체력 관리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지만, 정신을 위한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코르모란'호에는 주로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독일어 노래를 부르는 음악 그룹이 있었습니다. 이 밴드는 배 위에서 수차례 공연을 했고 상당한 갈채를 받았습니다. 보조순양함에는 25석 규모의 자체 영화관도 있었는데, 관객들은 정어리 통조림처럼 빽빽이 들어앉았지만 영화를 보며 즐거워했습니다.

오락을 찾는 독일 선원들은 함장에게만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취미를 발견했습니다. 주로 공예, 회화, 모형 제작이었죠. 이런 사정을 잘 알던 함장은 승무원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각 부문별로 상을 수여할 심사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작품들은 무려 2주 동안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왔습니다!

출처

  • Theodor Detmers, 『코르모란 순양함(Kormoran Cruiser)』, Oficyna Wydawnicza Finna, 그단스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