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방법? 우리 증조할머니에게는 비법이 있었다

TV 광고 대신 증조할머니의 지혜를

TV 화면 속 연예인들은 잿빛 머리카락까지 한 번에 덮는 특별한 염모제를 사라고 권합니다. 드러그스토어 진열대는 날로 정교해지는 컬러링 제품으로 가득하지만, 사실 우리 증조할머니들은 이런 제품 하나 없이도 충분히 아름다운 머릿결을 유지했습니다.

전쟁 이전에도 밝은 머리색을 가진 숙녀들은 자신의 금발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요즘처럼 수백 가지 색조의 염모제가 있던 시절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집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카모마일, 금발을 위한 최고의 동맹

가장 믿음직한 재료는 단연 카모마일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밝은 색을 유지하려면 최소 2주에 한 번씩 카모마일 달임물로 머리를 감으면 됩니다. 스펀지에 달임물을 적셔 머리카락에 골고루 발라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1911년 잡지 '좋은 주부(Dobra Gospodyni)'의 기자가 제안했듯이, "카모마일에 붕사를 약간 넣고 비누로 두피를 깨끗이 씻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붕사는 반드시 소량만 넣어야 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머리카락이 잘 빗질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붕사는 터키와 캘리포니아의 광산에서 채굴되는 천연 성분입니다. 현재는 주로 친환경 세제로 사용되지만, 과거에는 용도가 훨씬 다양했습니다. 피부 염증 치료와 방부제로 쓰였을 뿐 아니라, 미용 분야에서도 머리카락뿐 아니라 피부를 밝게 하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와인 헹굼법

'좋은 주부'가 제안한 관리법에서 붕사 헹굼은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합니다. 이후 깨끗한 카모마일 달임물로 머리를 다시 감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 뒤 빗질하면 됩니다. 카모마일은 말린 꽃을 직접 우려내거나, 시판되는 추출액을 구입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방법? 우리 증조할머니에게는 비법이 있었다

카모마일 꽃 (사진: Ulleo, CC0 라이선스)

1937년 폴란드에서 출간된 『그래서 당신은 아름답고 젊어질 것입니다』의 저자 엘렌 도벨(Ellen D'Aubelle) 역시 독자들에게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공개했습니다. 그녀가 사용한 재료는 하필… 루바브였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믿기 어려워할 이야기입니다. 루바브 하면 식당의 콤포트나 초여름에 굽는 맛있는 크럼블 케이크 정도를 떠올리기 쉽고, 미용 요법과는 거리가 먼 식재료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루바브는 실제로 수세기 동안 민간요법과 중국 전통의학에서 폭넓게 사용되어 온 약초입니다. 특히 흰 포도주와 결합하면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효과를 지닌 미용제를 만들려면 화이트 와인 반 리터와 루바브 뿌리 150g이 필요합니다. 청과상에서 파는 줄기가 아니라, 한약재 상점에서 구하거나 정원에서 캐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뿌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냄비에 뿌리를 넣고 와인을 부은 뒤, 액체가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이면 됩니다. 이후 충분히 식혀서 붓으로 머리카락에 발라주고, 와인과 루바브 팩이 마를 때까지 머리에 두면 완성입니다.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방법? 우리 증조할머니에게는 비법이 있었다

올라 자프루트코-야니츠카의 저서 『방부제 없는 아름다움』에서 증조할머니들의 미용 비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산화수소와 장미수 활용법

과산화수소로도 머리카락을 밝게 할 수 있습니다. 12% 과산화수소 50g에 장미수 50g을 섞어, 일주일에 2~3회 머리카락에 발라주면 됩니다. 상처 소독용(3%)보다 농도가 훨씬 높은 과산화수소는 미백과 살균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그만큼 머리카락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미용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장미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덤불을 이루는 야생 장미입니다. 장미수는 보통 장미 오일 생산 과정의 부산물로 얻지만, 직접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단,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란 깨끗한 식물을 구할 수 있을 때 시도해 볼 만합니다. 배기가스에 포함된 중금속이 피부 관리 화장품의 첨가물이 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니까요.

집에서 장미수 만들기

집에서 장미수를 만들려면 볼록한 뚜껑이 달린 큰 냄비가 필요합니다. 반원형 손잡이가 있고 증기 배출구가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외에 장미 꽃잎 몇 줌, 금속 그릇, 얼음 주머니, 그리고 물이 필요합니다.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을 밝게 하는 방법? 우리 증조할머니에게는 비법이 있었다

때로는 숙녀들도 과감한 변화를 위해 화학 제품에 손을 댔습니다 (사진: 퍼블릭 도메인)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냄비에 꽃잎을 넣고 가볍게 으깬 뒤 물을 붓고, 그릇을 냄비 한가운데 놓습니다. 뚜껑을 손잡이가 아래로 향하도록 덮고, 뚜껑의 오목한 부분에 얼음 주머니를 올립니다. 이후 약한 불에서 천천히 가열합니다. 냄비 안의 내용물이 끓기 시작하면 장미의 가장 귀중한 성분을 함유한 수증기가 대량으로 발생합니다.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 얼음으로 차갑게 식은 뚜껑에 닿으면 응결되면서 곡면을 타고 흘러내려 손잡이를 따라 떨어지고, 정확히 중앙에 놓인 그릇에 모이게 됩니다.

증류기 같은 특수 장비가 없는 가정에서는, 꽃에서 원하는 성분을 추출하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같은 원리로 라벤더수나 로즈마리수 같은 다른 천연 화장수도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수십 가지의 검증된 레시피, 부담 없는 재료, 그리고 전쟁 전 폴란드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을 가꾸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알레산드라 자프루트코-야니츠카(Aleksandra Zaprutko-Janicka)의 저서 『방부제 없는 아름다움: 증조할머니들의 미용 비밀』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