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브로노치체 꽃병의 비밀: 세계 최초의 바퀴 달린 수레 그림

5700년 전, 폴란드 땅에 새겨진 혁명적인 그림

약 5700년 전, 익명의 한 예술가가 점토 항아리에 바퀴 넷 달린 수레 그림을 새겨 넣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예술가는 오늘날의 폴란드 땅에 살았던 인물입니다!

이 그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바퀴 달린 탈것 묘사로 여겨집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폴란드의 고대 주민들이 인류 최고(最古)의 문명들보다 먼저 바퀴를 알고 사용했다는 뜻이 됩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바퀴

기술과 문명 발전의 돌파구가 된 바퀴의 발명은 기원전 4천년기 중반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부터 바퀴의 사용을 기록한 최초의 문자 기록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도공의 물레바퀴였고, 그다음이 운반용 바퀴였습니다.

이동용 바퀴의 가장 오래된 실물 유물은 슬로베니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수도 류블랴나 근처 늪지에서 나온 이 나무 바퀴는 과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5100~5300년 전의 것입니다. 지름 72cm, 두께 5cm에 달하는 이 목제 바퀴는 네 개의 참나무 쐐기로 연결된 두 개의 물푸레나무 '원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퀴와 함께 길이 142cm의 참나무 차축도 발견되었는데, 이 바퀴는 아마도 일축 수레의 일부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브로노치체 꽃병의 비밀: 세계 최초의 바퀴 달린 수레 그림

류블랴나 바퀴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오래된 운반용 바퀴로 알려져 있으며, 그 이전에 메소포타미아에서 바퀴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류 최초의 바퀴는 나무나 돌로 만든 통짜, 즉 무거운 '원판' 형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부재를 결합한 방식으로 발전했고, 기원전 20~15세기경에 이르러서야 중동에서 더 가벼운 바퀴살 바퀴가 등장했습니다. 때로는 그 발명을, 네 개의 바퀴살이 달린 바퀴 이미지를 인장에 새긴 히타이트인들의 공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동이 문명의 운명을 바꾼 이 발명의 요람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깔때기 토기 문화

중동에서 훨씬 북쪽, 발칸 반도에서도 먼 곳인 오늘날의 폴란드(요람은 쿠야비 지역)에서는 기원전 4천년기부터 이른바 '깔때기 토기 문화(Funnelbeaker culture)'가 번성했습니다. 이 이름은 넓게 벌어진 '깔때기 모양'의 목부를 가진 그릇이라는 특징적인 유물에서 유래했습니다. 깔때기 토기 문화의 사람들은 다른 신석기 시대 민족들처럼 이미 정착 생활을 영위했으며 곡물을 재배하고 경작했습니다. 이들은 어디선가 이주해 온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이 문화는 폴란드 땅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그들은 쟁기를 사용하고 도자기를 만들었으며, 크제미온키(Krzemionki)와 시비에치후프라세크(Świeciechów-Lasek)의 광산에서 부싯돌을 채굴하기도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자연을 다루기 시작한 시대에 놀랍도록 발전된 모습을 보인 이 신비로운 선사시대 민족에게 점점 더 매료되고 있습니다. 이 문화가 남긴 가장 인상적이고 신비로운 유적 중 하나는 때때로 '폴란드의 피라미드' 혹은 '거인의 무덤'이라 불리는 거대한 거석분입니다. 이는 추장이나 그 밖의 사회적 지도자로 추정되는 인골 무덤을 담고 있는 거대한 석조·토목 구조물입니다.

폴란드산 피라미드

이 거석분들은 기원전 3500년경부터 쿠야비(이즈비차쿠야프스카, 비에트르지호비체 등)와 서포메라니아 지역에 세워졌습니다. 길쭉한 삼각형 또는 사다리꼴 평면 위에 축조되었으며, 길이는 최대 150미터, 전방 높이는 수 미터에 달했습니다. 건축에 쓰인 거석들은 무게가 수 톤에 이르렀습니다.

이 건축물들은 특징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무덤 전면, 즉 앞쪽 높은 부분에는 이른바 '장의 신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고, 그 뒤에야 무덤 자체가 자리했습니다. 안장된 이들은 신석기 시대 기준으로 고령에 해당하는 40~50세의 남성들이었으며, 무기와 같은 귀중한 개인 유물이 함께 부장되었습니다. 때로는 양귀비 열매를 연상시키는, 구멍이 뚫린 특징적인 점토 '병'(이른바 플라스코병)도 발견됩니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양귀비 씨앗이나 마취·진통 효과가 있는 이 식물의 달인을 보관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 공동체는 양귀비를 재배했으며, 마법적 목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습니다.

브로노치체 꽃병의 비밀: 세계 최초의 바퀴 달린 수레 그림

가장 유명한 폴란드 거석분은 비에트르지호비체(Wietrzychowice)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석 구조물들은 항상 동쪽을 향해 배치되었으며, 긴 무덤은 뒤로 갈수록 점차 좁아지고 낮아지는 형태였습니다. 건설에는 무려 400~600개의 거석과 수백 톤의 흙이 동원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거석 '피라미드' 속 신전이 장례 의식뿐 아니라 공동체에 중요한 다른 의식에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흙으로 쌓은 제방 자체가 인근 여러 정착지를 아우르는 숭배의 중심지였던 셈입니다. 거대 피라미드의 건설은 공동체에 막대한 노력과 조직력을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이 구조물들은 집단의 힘뿐만 아니라 발달된 신앙 체계와 정신생활의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비스와 강에서 온 바퀴

바로 이 문화가 또 다른, 겉보기에는 덜 화려하지만 더 중요한 유물을 남겼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네 바퀴 수레 그림이 새겨진 점토 그릇입니다. 이 탈것의 이미지는 이른바 브로노치체(Bronocice) 꽃병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 그릇은 1976년 크라쿠프에서 50km 떨어진 시비엥토크시스키에(Świętokrzyskie) 주, 니드지차(Nidzica) 강변의 브로노치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브로노치체 꽃병의 비밀: 세계 최초의 바퀴 달린 수레 그림

꽃병을 장식한 예술가는 집단의 일상생활을 대표하는 요소들을 담아냈습니다. 나무, 강, 작물, 그리고 두 개의 차축과 네 개의 바퀴, 끌대를 갖춘 수레의 이미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이 실제 '그림'이라는 사실은 다른 유물들로 뒷받침됩니다. 꽃병이 발견된 곳 근처에서 오록스(aurochs, 야생소)의 뼈가 출토되었는데, 뿔이 닳아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 일종의 멜대를 씌웠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수레를 끄는 역축으로 활용된 동물은 바로 이 오록스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릇의 제작 시기는 기원전 3635~3370년으로 추정됩니다. 크라쿠프 고고학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브로노치체 꽃병의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퀴 달린 탈것의 묘사로 평가받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바퀴와 수레가 중동의 인류 최고 문명들이 사용하기 시작하기 훨씬 전에, 중앙유럽 즉 오늘날의 폴란드에서 이미 알려지고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참고 문헌

  1. Konrad Jażdżewski, 『폴란드 서부와 중부의 깔때기 토기 문화』, 포즈난, 1936.
  2. Aleksandra Cofta-Broniewska, Aleksander Kośko, 『쿠야비 사회의 원시사』, 바르샤바-포즈난, 1982.
  3. Janusz Ostoja-Zagórski, 『폴란드 땅의 가장 오래된 역사』, 비드고슈치, 2005.
  4. Adam Ziółkowski, 『세계사. 고대』, 바르샤바, 2009.
  5. 『거석: 5500년 전부터의 역사』, 감독 Krzysztof Paluszyń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