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로펜을 찾아서 — 익룡은 정말 우리 시대까지 살아남았을까?

1억 5천만 년간 하늘을 지배한 날개 달린 파충류

익룡(翼龍)은 무려 1억 5천만 년 동안 공룡의 세계에서 하늘을 지배했던 비행 파충류입니다. 참새만 한 소형종부터 날개를 펼치면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비행 드래곤까지, 그 크기와 형태는 놀랄 만큼 다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약 6,500만 년 전에 멸종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곳곳에서 익룡의 흔적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익룡이 아직도 지구의 먼 구석에서 살아남아 거대한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난다고 확신합니다.

과학계가 인정하지 않는 동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을 '크립토동물학자(cryptozoologist)', 즉 미지의 동물 탐험가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추적하는 상상 속 생명체 중 일부는 이미 대중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네스호 괴물부터 남미의 추파카브라, 히말라야의 예티, 로키산맥의 빅풋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네스호 괴물이나 예티의 경우 존재 '증거'라 부를 만한 것이 빈약한 데 비해 익룡의 경우에는 증거라고 주장되는 것이 훨씬 풍부하다는 사실입니다. 신봉자들은 19세기 익룡 시체로 보이는 사진뿐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직접 거대한 비행 파충류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증언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것은 단순한 헛소문일까요, 아니면 이 주장 속에 진실의 알갱이가 숨겨져 있을까요?

익룡과 마주한 사람들

국제 크립토동물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Cryptozoology)에 따르면, 익룡 목격담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보고되었습니다. 멕시코 시에라마드레 산맥, 브라질, 아프리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익룡목에 속하는 거대 파충류에 대한 보고가 워낙 많아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현대에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2002년 알래스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 등이 보도했는데, 조종사 존 부커(John Bouker)가 승객들과 함께 비행 중 거대한 괴물과 마주쳤다는 것입니다. 부커는 주 남부 도시 마노코타크(Manokotak)로 향하던 중이었고, 그때 거대한 날개를 가진 생물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는 그 날개 길이를 14피트, 즉 자신이 몰던 세스나 경비행기의 날개폭과 맞먹는 길이로 추정했습니다.

로펜을 찾아서 — 익룡은 정말 우리 시대까지 살아남았을까?

부커의 경험이 알래스카의 유일한 목격담은 아닙니다. 더 최근의 보고도 있습니다. 2018년, 주도 주노(Juneau)의 지역 일간지 '주노 엠파이어(Juneau Empire)'의 보도에 따르면, 멘덴홀 밸리(Mendenhall Valley) 지역에서 수많은 주민이 거대한 생물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중 한 명인 타비사 바우터(Tabitha Bauter)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저는 그냥 계곡을 운전하고 지나가다가 도로 위를 날아가는 거대한 검은 새를 발견했습니다. 날개폭은 최소 20피트, 거의 도로 폭만 했습니다. 저는 평생 여기서 살았지만 그런 걸 본 적이 없어요. 겁이 났습니다. 그건 까마귀도 독수리도 아니었습니다. 장난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하게 컸고, 작은 비행기만 했습니다. 누구 이걸 본 사람 없나요?"

흥미롭게도 이 여성은 그 동물에게 깃털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부리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증언에 반응해 다른 여러 목격자들도 신비한 거대 '새'를 봤다고 인정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여럿 있습니다. 1970년대 텍사스에서는 익룡과의 조우로 의심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기록되었습니다. 지역 언론이 이를 보도했고, TV에서는 익룡으로 추정되는 생물의 발자국 화면까지 방영했습니다. 발자국 길이는 12인치, 즉 약 30cm에 달했다고 합니다.

텍사스 브라운스빌(Brownsville)에서 트레일러 하우스에 살던 알베리코 과하르도(Alverico Guajardo)라는 남성은 갑자기 밖에서 윙윙거리는 소음과 함께 쾅쾅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밖으로 나가보니 새처럼 생겼지만 새는 아닌 거대한 생물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이 동물이 "이 세상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증언은 도미노처럼 번졌습니다. 비슷한 목격담이 잇따랐고, 지역 라디오 방송국은 익룡을 찾아내는 사람에게 포상금까지 걸었습니다. 오늘날 되돌아보면, 사람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봤는지 아니면 당시 이 지역을 휩쓸던 열풍 속에 보고 싶은 것을 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 무렵 텍사스에서 과학자들은 날개폭이 36피트, 즉 약 11미터에 달하는 잘 보존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의 골격을 발견했으니까요. 이 발견이 대중의 상상력에 불을 붙였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살아있든 죽어있든, 익룡을 찾아서

크립토동물학자들은 수십 년간 비행 파충류를 찾아다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생물학 박사이자 열렬한 크립토동물학자인 로이 매키알(Roy Mackal) 교수가 이 목적으로 아프리카를 찾았습니다. 그는 네스호 괴물, 그리고 아프리카에 산다고 알려진 브론토사우루스나 디플로도쿠스를 닮은 미지의 생물 '모켈레음베베(Mokele-Mbembe)'를 찾아 헤매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선사시대 생물은 잠비아 서부에서 목격됐다고 전해집니다. 카온데(Kaonde)족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잠비아 지운두(Jiundu) 늪지에 서식하는 비행 생물은 큰 도마뱀 같은 모습에 긴 악어 꼬리와 이빨 달린 부리를 지녔으며, 박쥐와 비슷한 거대한 날개를 퍼덕였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이 생물을 '콩고마토(Kongomato)'라고 불렀습니다. 앙골라, 탄자니아, 짐바브웨,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이웃 나라 나미비아의 사막 지대에서 날아다니는 드래곤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곳에는 날개폭이 최대 30피트에 달하는 거대 활공 동물이 살며, 저녁이면 언덕 사이를 날아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지 탐사는 참패로 끝났습니다.

또 하나 유명한 탐사는 2009년 미국의 크립토동물학자 개스 게스먼(Garth Guessman)이 감행했습니다. 익룡을 '포획'하기 위해 게스먼은 파푸아뉴기니까지 원정을 떠났습니다. 파푸아 정글에서 원주민들은 '로펜(ropen)'이라 부르는 강력한 비행 파충류가 산다고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로펜을 찾아서 — 익룡은 정말 우리 시대까지 살아남았을까?

게스먼은 연구를 매우 체계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그의 팀에는 포츠머스 대학의 익룡 전문가 데이브 마틸(Dave Martill) 박사와 박쥐 습성에 정통한 전문가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게스먼은 원주민들이 본 것이 선사시대 파충류가 아니라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의 박쥐일 가능성도 열어두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가설이 훨씬 과학적인 설득력을 지닙니다.

오세아니아 섬들에 사는 기이한 생물에 대한 기록은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습니다.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이 이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근대에 와서는 중칭의과대학(Chongqing University of Medical Sciences)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브라이언 헤네시(Brian Hennessy)가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1970년대 기니아 정글에서 익룡과 마주쳤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1971년, 부건빌섬(Bougainville) 열대우림 가장자리에서 그는 먼저 날갯짓 소리를 들었고, 이어 거대한 비행 생물을 목격했습니다.

"그것은 어떤 고대적이고 선사시대적인 무언가처럼 보였고, 새처럼 깃털로 덮여 있지 않았습니다. 길고 좁은 꼬리가 있었고, 부리 역시 길었으며, 뒷머리에는 뿔이 돋아 있었습니다."

파푸아 원주민들은 심지어 폭포 옆 동굴이 로펜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라고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원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1960년대 부족 전사들이 실제로 로펜 한 마리를 사냥해 잡아먹기도 했다는데, 고기 맛은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를 확인해 줄 목격자를 만나지 못했고, 로펜 역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조너선 휫콤브(Jonathan Whitcomb) 등 다른 탐사가들도 비슷한 원정을 떠났지만, 그 역시 로펜과 마주하지 못했습니다.

드래곤, 추파카브라, 그리고 썬더버드

익룡 탐색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익룡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설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익룡과 다른 비행 파충류야말로, 인류가 태고부터 전해 내려온 기이한 생물에 대한 수많은 보고와 전설을 설명해 줄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 용에 관한 전설이 바로 익룡에 대한 기억일까요? 애완동물을 습격해 피를 빨아먹는다고 하는 남미의 신비한 생물 추파카브라의 정체가 익룡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아니면 날개폭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독수리 같은 새, 북미 원주민들이 믿었던 강력한 '폭풍의 새' 썬더버드(Thunderbird) 전설의 배후에 선사시대 파충류가 숨어 있는 걸까요?

파충류와 카우보이, 그리고 의심스러운 사진들

익룡이 아직 살아있다는 주장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를 내놓습니다. 바로 사진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익룡으로 보이는 시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널리 퍼진 두 장의 사진은 19세기 미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장에는 미국 농부들이 파충류 시체에 올라타 포즈를 취하고 있고, 다른 한 장에는 군인들이 찍혀 있습니다. 2011년에는 거대한 날개를 가진 파충류 시체 옆에 선 남성들의 단체 사진이 또 하나 인터넷에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진들에 찍힌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진위를 확인해 줄 목격자도 없습니다. 살아있는 화석과의 조우가 흔한 일이라면 그 기억은 지역 공동체에 남았을 것이고, 익룡을 사냥한 사람들의 이름 같은 정보도 전해졌을 것입니다. 사진이 언뜻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맥락과 추가 정보가 전혀 없다는 점은 조작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로펜을 찾아서 — 익룡은 정말 우리 시대까지 살아남았을까?

더욱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사진이라는 '증거'는 이상하게도 현대에 와서는 사라졌습니다. 만약 익룡이 21세기까지 살아남았다면, 모든 것을 촬영하고 기록하는 것이 일상이 된 오늘날, 그 존재를 입증하는 사진과 영상이 쏟아져 나와야 마땅합니다. 현대인은 훨씬 이동성이 높아져 지구 가장 먼 구석까지 닿아 다양한 영상을 기록합니다. 그런데도 익룡 영상이 인터넷을 뒤덮지 않습니다. 확인된 익룡 시체 사례 역시 단 하나도 없습니다.

각종 목격담과 사진에는 또 다른 함정이 있습니다. 매일 가짜 뉴스와 조작된 정보, 멀티미디어가 범람하는 인터넷에서 실제 사실에 부합하는 정보를 가려내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당분간 수백만 년 전의 파충류가 인간의 세계 위를 날아다닌다는 이야기는 도시전설과 환상적 이야기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