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스테판 바토리 왕의 가문에 진짜 뱀파이어가 있었다? 엘리자베트 바토리의 충격적인 실화

1560년, 훗날 '피의 괴물'이라 불리고 흡혈귀설까지 퍼지며 수많은 작가와 영화 각본가, 음악가, 심지어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준 한 여인이 태어났습니다.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스테판 바토리 국왕의 조카, 엘리자베트 바토리(Elizabeth Báthory)입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은 태초부터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었습니다. 고대의 멋쟁이들은 악어 배설물 가루로 얼굴을 문지르거나 염소젖과 당나귀 젖에 몸을 담갔고, 입술에는 루즈를 발랐습니다. 아라비아의 미녀들은 허브 팩의 효능을 이미 알고 있었고, 중국에서는 매니큐어를 발명했습니다. 여성들은 언제나 자신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이라곤 고객들의 변덕을 참아야 했던 화장품 제조업체들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까지는요.

무대에 등장한 엘리자베트

헝가리 백작부인 엘리자베트 바토리는 유럽의 명문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귀족 가문들은 '푸른 혈통'을 지키기 위해 친족 간 혼인을 성행했는데, 그 결과 권력층 가문에는 정신 질환, 정신병, 혈액 질환 등 세대를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유전적 병들이 만연했습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엘리자베트 역시 이런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린 시절부터 격렬한 분노와 공격성 발작을 보였고, 간질 증세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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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화가가 그린 30세의 엘리자베트 초상화.

주인공은 15세에 페렌츠 나다슈디(Ferenc Nádasdy)와 결혼했습니다(혼전에 낳은 딸 하나는 농부 부부에게 맡겨 길러졌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이 사건이 그녀의 정신 장애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추정합니다). 그런데 부부 생활은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나다슈디는 유명한 군사 지휘관으로, 전쟁에서 돌아오면 성에 틀어박혀 적들을 고문할 가장 정교한 방법들을 고안하곤 했습니다. 젊은 아내는 이런 남편의 취미에 씩씩하게 조수 역할을 자처했고, 동시에 상대를 가리지 않는 난잡한 유희에도 빠져들었습니다.

젊은 귀부인은 온갖 사디즘 성향을 드러냈습니다. 하인들과 농민들을 학대했고, 흑마술 의식에도 심취했습니다. 그녀는 상식을 벗어난 인물들로 구성된 측근 그룹을 만들었고, 이들과 함께 끔찍한 유희를 즐겼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더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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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흐티체(Čachtice). 엘리자베트의 '미용실'에 남겨진 것은 이것뿐…

덧없는 아름다움

엘리자베트 바토리는 아름다움으로 유명했습니다.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 알라바스터 같은 창백한 피부, 벨벳처럼 부드러운 긴 검은 머리카락을 지녔습니다. 그녀는 거울 앞에 몇 시간씩 앉아 촛불이 흔들리는 빛 속에서 자신의 미모를 감상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눈가에 잔주름이 파문처럼 번지기 시작하고 손등의 살갗이 서서히 처지기 시작한 것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백작부인은 경악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느 날 머리를 빗어주던 하인이 실수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몇 가닥을 뽑아 버렸습니다. 엘리자베트는 분노하여 그 불쌍한 여인을 필사적으로 때렸고, 그 과정에서 피가 사방에 튀었습니다. 며칠 후, 바토리 백작부인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하인의 피가 튄 자리의 자신의 피부가 매끈하고 윤기 있게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피를 더 많이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전설에 따르면 엘리자베트는 처녀의 피 덕분에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영원한 청춘마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커리어'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찾아온 순간이었습니다.

일이 어두워지다

백작부인과 측근들은 영지 곳곳을 돌며 젊고 아름답고 경솔하기 짝이 없는 소녀들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발된 소녀들에게 성에서 일할 자리를 제안했고, 후보들은 기꺼이 응했습니다. 그들에게는 큰 행운이자 귀족 사회로 나아갈 발판이 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그들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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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트 바토리와 그녀가 데려온 처녀들. 이슈트반 초크(István Csók)의 1895년 작.

영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녀들이 차례차례 사라졌고, 피가 완전히 빠져나간 시신들이 반복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소녀들이 흡혈귀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실제로는 그들의 피가 백작부인의 주름 크림 대용품으로 쓰였습니다. 기록에는 엘리자베트가 그 피로 회춘 목욕을 즐겼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천사 같은 얼굴의 괴물은 농민의 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시간을 멈추고 아름다움을 지키려면 '푸른 피'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백작부인은 귀족 소녀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열기로 결심합니다.

스테판 바토리 왕의 가문에 진짜 뱀파이어가 있었다? 엘리자베트 바토리의 충격적인 실화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은 아마 환호했을 것입니다. 그들 눈에 강대하고 교양 있는 대귀족의 저택은 신분을 높이고 예법을 익히고 바람직한 인맥을 쌓고 싶은 젊은 귀족 처녀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였으니까요. 백작부인의 성 마당에는 귀족 처녀들을 태운 마차가 끊이지 않았고, 그 처녀들은 훗날 성 안에서 미스터리한 상황 속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헝가리의 괴물'

헝가리 팔라틴(총독) 투르조 백작은 성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과 혈연관계인 바토리 가문의 평판에 흠이 가는 것을 원치 않아 눈을 감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더 이상 덮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팔라틴은 백작부인의 성을 급습해 그 어두운 비밀을 폭로했습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썩어가는 시신 더미, 고통 속에 죽어가던 여인들, 지하 감옥에서 고문을 기다리던 소녀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급습 당시 백작부인은 알코올과 피를 뒤집어쓴 채 난잡한 유희의 한복판에 있었다고 합니다.

헝가리 귀족의 일원이 재판정에 세워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재판 결과, 엘리자베트 바토리 백작부인은 80건의 살인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형을 선고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형 집행은 무기한 연기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엘리자베트는 성의 한 방에 유폐되었는데, 그 방은 보물과 거울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작은 방으로 통하는 문에는 음식을 건네주기 위한 좁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습니다.

스테판 바토리 왕의 가문에 진짜 뱀파이어가 있었다? 엘리자베트 바토리의 충격적인 실화

안나 프리엘이 엘리자베트 역을 맡은 영화 '바토리(Bathory)' 홍보 포스터 일부.

재판에서 백작부인의 죄는 앞서 언급했듯 80건의 살인으로 확정되었지만, 실제 희생자 수는 알 수 없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조사관들이 지방을 순회하며 '헝가리의 괴물'이라 불린 엘리자베트의 또 다른 피의 범죄 흔적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재판정에서는 백작부인의 일기장도 공개되었는데, 그 안에는 무려 650명의 여성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아름답고 미친 백작부인의 끔찍한 행위의 희생자였을까요? 그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녀뿐이었습니다.

한 가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엘리자베트 바토리는 역사상 가장 잔혹한 정신병적 살인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입니다. 다행히 같은 가문의 폴란드 국왕은 조금 더 나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모양입니다…

출처

이 글은 Demart에서 출간한 얀 스트래들링(Jan Stradling)의 『Bad Women』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