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독일판 가미카제: 아무도 모르는 히틀러의 자살 특공 작전

일본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자살 공격이라 하면 일본 조종사들의 가미카제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태양이 떠오르는 나라 일본만이 자살 임무를 수행한 병사들을 보유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독일 공군(루프트바페) 역시 부하들을 죽음의 임무에 내보냈다. 흥미롭게도 그들의 표적은 적군의 항공기나 함선이 아니라, 오데르 강 위의 다리들이었다.

전세가 기울던 1945년 4월

1945년 4월 중순, 유럽 전쟁의 운명은 사실상 결정되어 있었다. 250만이 넘는 소련 병사들이 제3제국에 최후의 일격을 가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서부 전선에서도 연합군은 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히틀러는 부하들에게 끝까지 싸울 것을 요구했다. 바로 이런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련군의 오데르 강 도하 지점을 파괴하려는 독일 공군의 필사적인 계획이 세워졌다.

일본을 본뜬 독일 공군

대규모 폭격 작전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훈련된 조종사는 말할 것도 없고, 폭격에 동원할 항공기조차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테르보크(Jüterborg)에 주둔하던 소위 '레오니다스' 비행단(KG-200 "V") 소속 조종사들이 일본 동료들의 방식을 본받기로 결정된다.

독일판 가미카제: 아무도 모르는 히틀러의 자살 특공 작전

로버트 푸흐스(Robert Fuchs) 소장은 이 비행단을 포함한 부대를 지휘했으며, 독일 자살 특공 조종사들은 바로 여기서 차출되었다.

역사학자 앤턴니 비버(Antony Beevor)가 저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자살 공격은 젤브스오프페라인자츠(Selbstopfereinsatz), 즉 "자기 희생과 관련된 전투 임무"라고 불렸다.

특히 작전 개시 전, 하이너 랑게(Heiner Lange) 중령이 지휘하는 병사들은 일부 기록에 따르면 "나는 이 임무가 나의 죽음으로 끝날 것임을 인지한다"라는 문구로 끝나는 특별한 선언문에 서명해야 했다고 한다.

작전의 목표는 오데르 강의 도하 지점, 구체적으로는 이미 완공되었거나 건설 중인 32개의 수상 교량이었다. 첫 공격은 4월 17일 아침으로 예정되었으며, 당시 사용 가능한 항공기들이 동원될 예정이었다. 여기에는 포케불프 Fw 190, 메서슈미트 Bf 109, 융커스 Ju 88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죽음 앞의 마지막 축제

조종사들을 확실한 죽음으로 내보내기 전, 부대 사령관 로버트 푸흐스 소장은 그들이 마지막 밤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위해 4월 16일, 근처 통신 부대의 여성들을 초청해 작별 무도회가 열렸다. 독일판 '가미카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노래자랑도 벌어졌다고 한다.

독일판 가미카제: 아무도 모르는 히틀러의 자살 특공 작전

'레오니다스' 비행단(KG-200 "V")의 조종사들이 노획한 소련 Il-2 공격기 옆에 서 있다. 1945년 4월, 이들 중 누군가는 히틀러의 가미카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처음에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에른스트 라이클(Ernst Reichl)이 조종한 500kg 폭탄을 장착한 포케불프 전투기는 첼린(Zellin)의 포선교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미미한 성과, 처참한 대가

독일판 가미카제: 아무도 모르는 히틀러의 자살 특공 작전

그러나 앤턴니 비버가 저서 『베를린 1945: 몰락』에서 지적했듯이, "이후 3일간 17개의 도하 지점을 파괴했다는 독일군 보고는 크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공격 성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정확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영국 역사학자에 따르면 독일군은 적어도 코스트신(Kostrzyn) 인근 철교 하나를 추가로 파괴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국지적 성과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독일군은 무려 35명의 숙련된 조종사를 잃었다. 물론 같은 수의 항공기도 추락했다. 이미 마지막 몰골을 걷던 독일 공군에게 이는 심각한 타격이었다.

한편 이러한 현실에 개의치 않은 푸흐스 장군은 전사자들의 명단을 곧 있을 퓌러의 50번째 생일 선물로 히틀러에게 보냈다. 그는 제국수상부 지하 벙커에 숨어 있던 '천년 제국'의 지도자가 이런 선물에 기뻐할 것이라 믿었던 모양이다.

4월 20일 이후에도 자살 공격이 계속되며 더 많은 독일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었을지 모르지만, 이 광기 어린 작전은 곧 중단되었다. 소련군의 공세가 독일의 계획을 좌절시켰기 때문이다.

독일판 가미카제: 아무도 모르는 히틀러의 자살 특공 작전

바로 이런 형태의 포선교들이 하이너 랑게 중령이 지휘하는 '레오니다스' 비행단(KG-200 "V") 자살 특공 조종사들의 표적이었다.

드미트리 렐류셴코(Dmitry Lelyushenko) 대장이 지휘하는 소련 근위 제4전차군이 예상치 못하게 남동쪽에서 베를린으로 진격하기 시작하면서 유테르보크의 비행장마저 위협받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붉은 군대는 독일 조종사들을 자살로부터 '구원'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