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인류의 조상은 이미 도구를 제작할 줄 알았습니다. 케냐에서 발견된 330만 년 된 조각돌이 그 증거입니다. 이 유물은 호모(Homo)속 인류가 지구에 등장하기 전 시대의 것으로, 지금까지는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가 최초의 석기를 만든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발견된 석기는 33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석기보다 무려 70만 년 앞선 것이며, 호모속에 속하는 초기 인류가 출현하기 훨씬 이전의 유물입니다. 다시 말해, 알려진 가장 오래된 원시 인류의 선조가 이미 돌을 가공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기존에는 280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하빌리스('손재주 좋은 사람')가 최초의 도구 제작자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열매를 깨던 도구
발견된 돌 조각들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떼어낸 흔적을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미국·케냐의 과학자들이 어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습니다. 특징적인 점은 다소 서투른 가공 방식과, 일부 도구의 크기입니다. 무려 15kg에 달하는 유물도 있습니다. 이 조각돌들은 손도끼, 망치 또는 모루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구자들은 먼 조상들이 이를 활용해 견과류를 깨거나 덩이줄기를 부쳤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과학자들은 도구를 사용한 주인이 누구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발견 지점에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1999년 330만 년 전 케냔트로푸스 플라티옵스(Kenyanthropus platyops)의 두개골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후 더 많은 두개골 파편과 치아도 출토되었습니다. 같은 시대에 살았던 마르고 원숭이를 닮은 아우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니면 호모 하빌리스 이전에 살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시 인류일 수도 있습니다.
고릴라와 침팬지 같은 현생 유인원이 나뭇가지나 돌을 도구로 자주 사용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재료를 가공해 스스로 도구를 만드는 모습은 지금까지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습니다.
정밀한 연대 측정
석기의 연대는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됐습니다. 유물은 화산재를 포함한 퇴적층에서 나왔는데, 화산재는 연대 측정에 매우 유용합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333만~311만 년 전이라는 연대를 산출했습니다.
이 연대는 전혀 의외의 결과가 아닙니다. 이전에도 같은 시기의 초식동물 뼈에서 날카로운 물체로 처리된 흔적이 발견된 바 있어, 호미닌이 이미 돌칼날이나 긁개를 사용했다는 정황은 존재했습니다.
진짜 의외였던 것은 돌을 가공하던 환경입니다. 발굴 지역은 330만 년 전 울창한 숲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호미닌이 충분한 과일이 있는 숲을 떠나 사바나로 이동하고 육류 위주의 식단에 의존하게 되면서야 비로소 도구 제작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새로운 질문들
왜 도구가 필요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무게 15kg짜리 도구가 대체 누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는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발견은 지능의 발달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까요?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컬럼비아 대학교의 크리스 레프레는 대학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종류의 발견은 질문을 해결해 주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