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탄압에 맞선 용기의 선택, 2014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들

2014년 노벨 평화상은 두 사람에게 공동으로 수여되었다. 바로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와 인도의 카일라시 사티아르티(Kailash Satyarthi)다. 두 사람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아동의 교육권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1세 소녀의 일기가 만든 세계적 아이콘

1997년생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노벨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자이다. 그녀는 고향 파키스탄에서 여아들의 교육권을 위해 활동해 왔다. 2009년, 겨우 11세였던 말랄라는 BBC 웹사이트에 익명으로 연재한 '일기'를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일기 속에는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계곡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폭력 행위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당시 탈레반은 이미 수십 개의 여학교를 파괴한 상태였다. 보수 지도자들에 따르면 여성은 스스로 교육을 받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따라서 말랄라의 일기와 여아 교육권에 대한 끊임없는 호소는 처음부터 탈레반 통치자들의 눈엣가시였고, 그녀와 가족은 정기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았다.

그럼에도 말랄라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위협 속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탈레반의 극단주의에 맞서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2009년 5월 파키스탄군이 스와트 계곡을 탈환하고 그녀의 신원이 알려지면서, 말랄라는 여성 인권 수호의 상징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2012년 국제 어린이 평화상, 2013년 유럽의 권위 있는 사하로프 언론의 자유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목숨을 건 투쟁

2012년, 말랄라의 투쟁은 거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 학교 버스에서 내리던 그녀는 탈레반 지지자에게 이름을 물은 뒤 머리에 세 발의 총격을 받았다. 다행히 파키스탄과 이후 영국에서 받은 전문적인 치료 덕분에 그녀는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현재 말랄라는 탈레반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랄라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이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배신자로, 해외에서 파키스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CIA 후원 요원으로 규정짓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과 노벨위원회의 메시지

말랄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도의 인권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와 노벨상을 공유한다. 사티아르티는 1980년대부터 인도 산업계의 아동 노동 문제에 맞서 특히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인도 외부에서는 서구 소비자들에게 인도 섬유 산업 등에서 벌어지는 아동 착취 실태를 알리는 단체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말랄라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이미 수많은 국제상을 받았으며, 이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영예인 노벨상까지 손에 넣게 되었다.

노벨위원회가 파키스탄인과 인도인, 즉 무슬림과 힌두교도에게 평화상을 함께 수상하기로 결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핵무장을 마친 두 군사 강국인 파키스탄과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줄곧 카슈미르 지방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에는 긴장이 가라앉은 듯했으나, 지난 몇 주간 분쟁 국경 지역에서 폭력이 다시 불붙었다. 노벨위원회는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극단주의에 맞서고 교육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수상 결정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