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가혹한 자연환경일수록 엄격한 신을 섬긴다, 컴퓨터 모델로 입증된 종교의 법칙

먹을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가혹한 기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문화권 사람들은 더 엄격하고 인격적인 신을 믿습니다. 종교학자들이 오랫동안 알아 온 현상이지만, 이번에는 놀랍게도 컴퓨터 모델을 통해 그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두 종류의 신

역사를 통틀어 인류는 다양한 형태의 신을 숭배해 왔습니다.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면 이러한 신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세상을 창조했지만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 '먼 신'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을 심판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삶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의 자연신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면 세상을 창조한 뒤에도 끊임없이 개입하는 신들도 있습니다. 이 유형은 엄격하고 인격적인 신으로, 사람들은 이들 앞에 책임을 져야 하며 특정 규율을 따르지 않으면 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대교의 하나님이나 기독교 내 일부 신앙 전통이 좋은 예입니다. 물론 이 두 극단 사이에는 다양한 중간 형태의 신앙도 존재합니다.

다양한 신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렇다면 이처럼 서로 다른 신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왜 어떤 문화권에서는 엄격한 인격신을 숭배하는 반면, 다른 문화권에서는 멀리 있는 자연신을 더 선호할까요? 종교학자들이 오랫동안 논의해 온 주제입니다. 정치적 위계질서와 사회적 복잡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엄격한 인격신이 더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복잡한 사회에는 규칙이 필요하고, 그 규칙을 감시하는 엄격한 신에 대한 믿음은 사회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훌륭한 결합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가혹한 환경

그런데 생태학적 요인은 어떨까요? 거친 기후는 복잡한 조직 구성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기후와 신에 대한 인식 사이에도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증명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를 밝히기 위해 미국의 진화생물학자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엄격한 신 또는 초연한 신을 선택하게 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고,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NAS(미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전 세계 다수의 역사적 사회에서 신을 인식하는 방식을 조사하고, 이를 기후, 기온 변화, 야생 동물의 존재 여부, 식량 가용성 등의 데이터와 비교했습니다. 예상대로 엄격한 신의 존재와 정치적 복잡성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물과 식량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사회, 변덕스럽고 가혹한 기후 속에 살던 사회일수록 엄격한 신이 등장할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각 요소들의 영향력이 명확히 드러난 것입니다. 모델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유형의 신이 나타날지 무려 91%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종교와 생태학을 잇는 최초의 연결고리

인격신에 대한 공동의 믿음은 공포심을 덜어주고, 위험하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사회가 살아남는 능력을 높여줍니다. 이번 연구는 생태학과 종교 사이의 연관성이 이런 방식으로 입증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복잡한 역사적·문화적 발전 과정을 정말 이런 방식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모든 상황은 고유하며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리려면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모델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모델은 인문학 연구자들이 어려운 문화·역사적 문제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조망하는 데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