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가 하수도를 통해 사라지는 것이 요즘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100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암스테르담에서는 '통 변소'의 오물이 마차로 수거되어 농경지에 뿌려지곤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수의 재활용을 새롭게 발명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주부터 암스테르담 수도회사 Waternet은 암스텔·후이·펙트 수자원관리청(Water Board)의 위탁을 받아 도시 하수에서 대규모로 인산염을 추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인산염 공장을 통해 Waternet은 연간 1,000톤의 스트루바이트(struvite)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스트루바이트는 마그네슘 암모늄 인산염(MgNH₄PO₄·6H₂O)의 순수한 결정으로, 겉모습만 보면 설탕 결정과 흡사합니다. 반응기에서 꺼낼 때는 아직 약간 촉촉하지만 깨끗한 상태입니다."라고 Waternet의 폐수 공정 기술 겸 자원 재활용 코디네이터인 자클린 더 단스히터(Jacqueline de Danschieter)는 설명합니다.
식수로 희석된 하수의 역설
지금 변기로 흘러가는 모든 것은 맑은 물에 지나치게 희석되어 있어, 하수처리장(WWTP)이 유용한 물질을 다시 걸러내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생활하수에는 비료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과 질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세기 중반께 전 세계적인 인(P) 자원 고갈이 예상되면서 인산염 재활용은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인산염은 현재 모로코와 중국 등에서 채굴되는 인광석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배관을 막는 결정, 스트루바이트
새 회수 설비를 통해 하수도로 유입되는 인산염 전체의 약 25%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인 자원 부족이 공장 건설의 직접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스트루바이트 판매가 Waternet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것도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처리장 '슬러지 라인'의 골칫거리에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고온 환경 때문에 스트루바이트가 자연스럽게 침전되어 배관과 펌프를 막아버리는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탈수 효율까지 잡는 부수 효과
슬러지의 인산염 함량이 낮아지면 탈수 공정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더 단스히터는 "화학적으로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지만, 인산염이 적으면 슬러지 원심분리가 확실히 잘 된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탈수 슬러지의 양이 줄면 Waternet은 비용 절감 효과도 얻습니다. 탈수된 슬러지는 폐기물로 분류되어 소각장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색 광석'으로서의 슬러지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하수 슬러지의 소각이 의무화되어 왔습니다. 그 이전에는 슬러지가 농업용 비료로 쓰였지만, 중금속 같은 오염물질이 과다하게 포함되어 있어 이 관행은 중단되었습니다. 슬러지를 태우고 남은 재 역시 인산염의 공급원입니다. 지난해까지 유럽 최대 인 생산업체였다가 파산한 네덜란드 제일란트의 서모포스(Thermphos)에서는 슬러지 재가 일종의 '녹색 광석'으로서 인 생산의 원료로 활용된 바 있습니다.
미생물을 속여 인을 모으다
"하수처리장에서는 미생물을 속입니다."라고 더 단스히터는 설명합니다. "먼저 산소 없이 먹이만 줍니다. 이후 산소를 공급하면 미생물들이 미친 듯이 인산염을 흡수합니다. 다음 단계인 바이오가스 회수를 동반한 소화(혐기성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사멸하면서, 인산염이 파괴된 세포로부터 대부분 방출됩니다. 바로 이 소화와 수분 많은 슬러지의 원심분리 사이 단계에서 염화마그네슘을 첨가해 스트루바이트를 침전시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최대 규모, 독일 기술 도입
Waternet은 네덜란드인 200만 명이 배출하는 하수 슬러지를 처리합니다. 이는 암스테르담과 인근 지역의 하수를 담당하는 하수처리장과 암스텔·후이·펙트 수자원관리청 관내 다른 처리장들에서 모인 것입니다. 인산염 공급을 더욱 농축하기 위해 Waternet은 팝 페스티벌 현장에서 소변을 별도로 수거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새 인산염 공장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하루 2,000세제곱미터의 하수 슬러지를 처리합니다. '에어프렉스(Airprex)'라 불리는 이 공정은 베를린 수도공사(Berliner Wasserbetriebe)가 개발한 독일 기술로, Waternet 공장에 맞게 특별히 조정되었습니다. 베를린에도 비슷한 규모의 설비가 가동 중입니다.
하수도 시스템, 어제의 혁신
현대적 시각에서 보면 분뇨와 소변을 대량의 깨끗한 식수로 희석해 하수도로 내보내는 방식에는 큰 비효율이 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하수도는 운하 같은 공개 수역으로 분뇨가 직접 흘러들어 비위생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막는 필수적인 '사치'였습니다.
콜레라와 분뇨 마차의 기억
19세기 말 주요 도시의 인구는 두 배로 불어났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마지막 콜레라 유행은 1866년에 발생했으며, 가난한 동네에서 희생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암스테르담 구시가지 일부 지역에서는 1934년에야 하수도 연결이 이루어졌고, 운하변 주택들은 불과 40여 년 전까지도 운하로 오수를 직접 배출했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 일부 동네에서는 '분뇨 마차', 일명 '볼두트바겐(Boldootwagen)'—비누 공장 이름에서 따온 별명—이 통을 수거하러 다녔습니다. 1900년경 값싼 화학비료가 보급되기 전까지 분뇨는 귀중한 비료로 여겨져 농업에 활용되었습니다.
법 개정으로 열린 스트루바이트 판매
과거에는 유기성 폐기물의 재활용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오늘날에는 혁신으로 평가받습니다. 법률도 이에 발맞춰 개정되어야 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이미 허용되었고, 네덜란드에서도 2014년 1월 1일부터 스트루바이트 판매가 가능해졌습니다. 그전에는 재활용 인산염이 '폐기물'로 분류되어 비료로 인정받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단스히터는 "스트루바이트가 바로 쓸 수 있는 완제품 비료로 판매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자원의 순환이 완결되니까요. 아울러 비료 제조업체에 공급해 다른 비료와 혼합, 농업용으로 적합하게 만드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