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 석재를 젖은 모래 위로 운반했을까?

이달 초 네덜란드 과학매체 Kennislink은 모래를 적시면 물체를 끌 때 필요한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물리학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바로 이 방법을 활용해 피라미드 석재를 더 쉽게 운반했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루벤 가톨릭대학교(KU Leuven)의 두 교수는 이 결론이 근거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피라미드 운반을 둘러싼 학계 논쟁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떻게 피라미드처럼 웅장한 구조물을 세울 수 있었을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왔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물리학자 다니엘 본(Daniel Bonn)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젖은 모래 위에서는 무거운 조각상과 석재를 훨씬 수월하게 운반할 수 있으며 고대 이집트인들 역시 이를 활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집트학자 하르코 빌렘스(Harco Willems)와 자연지리학자 헤르트 페르스트라텐(Gert Verstraeten), 두 루벤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 결론에 명확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진흙 가설은 반박되지 않았다

본 교수는 실험실에서 무게추를 실은 썰매를 건조한 모래, 젖은 모래, 아주 많이 젖은 모래 위로 각각 끌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의 결론은 살짝만 젖은 모래에서 저항이 가장 적다는 것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운반로를 연구해 온 빌렘스 교수는 "젖은 입상 모래가 마른 모래보다 저항이 적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본 교수는 진흙까지 함께 검토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무거운 짐을 축축한 미사(실트) 노면 위에서 끌었다는 현재의 이집트학 가설은 그의 실험으로 반박되지 않는다"며 "진흙은 젖은 모래보다 훨씬 매끄럽다. 미끄러지는 속도가 더 빠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본 교수는 실제로 진흙도 시험해 보았다고 답했다. "진흙은 젖은 모래보다 두 배나 높은 저항을 줍니다. 우리는 모래를 아주 많이 적셨습니다." 그러나 빌렘스 교수는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반론한다. "그는 나일강 같은 강에서 진흙을 직접 채취해야 합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한 진흙은 대부분 그런 진흙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여러 사례에서 고대 도로 노면에서 그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본 교수는 물리학 연구 차원에서 이런 실험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다. "모든 세부 사항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성분은 무엇인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그는 마찰이 연구하기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고 지적하며, 자동차 타이어의 제동 저항에 대해서도 모래 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시도해 봤지만 고무 종류가 달라 훨씬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진흙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연구하는 진흙이 어떤 종류인지, 이집트인들이 실제로 사용했는지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겠습니까? '진흙이 더 효과적이다'는 주장은 물리학 실험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수수께끼

빌렘스 교수도 어떤 종류의 진흙이 사용되었는지 특정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본 교수는 이집트산 진흙을 연구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의 연구가 고대 이집트에 관해 의미 있는 결론을 줄 수 있고, 비로소 진지한 고고학적 연구가 됩니다."

빌렘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스스로 진흙길을 만들었다. 모래 위에 진흙을 얹거나, 나무 침목이나 돌로 먼저 지반을 단단히 다진 후에 길을 만든 것이다. 데후티호테프(Djehutihotep) 총독의 무덤에서는 후자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본 교수가 젖은 모래 연구의 근거로 인용한 무덤 벽화에는 거대한 조각상을 운반하는 이집트인들이 그려져 있고, 누군가 조각상 앞의 모래에 물을 뿌리고 있다. 빌렘스 교수는 그곳에서 발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무덤과 운반 실태를 잘 알고 있다. "그곳의 지하층은 모래와 이회암 등이 섞여 상당히 단단합니다. 본 교수가 연구에서 묘사한 것 같은 입상 모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표면만 적신다고 큰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피라미드 주변이나 석재 산지 인근에도 순수한 모래는 많지 않았고, 그곳에서 우리는 여러 재료와 진흙으로 덮인 운반로를 실제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본 교수는 빌렘스와 페르스트라텐이 자신에게 연구 방식을 일러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수행한 것은 어디까지나 물리학 실험이라고 강조한다. "이집트학자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집트학자들에게 흥미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학 연구를 하겠다고 내세운 적은 없습니다. 고대 이집트 연구와 관련되도록 어떻게 달리 했어야 하는지 몇 번이고 지적받지만, 그것은 제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주제가 논의되는 것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연구를 부주의하게 수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두 교수와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더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빌렘스 교수는 피라미드의 운반과 건설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매년 온갖 이론으로 가득한 논문들이 발표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피라미드가 정확히 어떻게 지어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끌어 올렸겠지만 확신할 수는 없고, 건설 현장까지의 정확한 운반 방식도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수수께끼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