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마천루 꼭대기의 점심시간,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대공황 시대의 희망

록펠러 센터는 불과 몇 달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70층 높이로 우뚝 솟아오른 웅장한 신축 마천루는 이미 맨해튼 전역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명한 백만장자 가문인 록펠러 가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무언가였습니다. 물론 그들과 록펠러 가문 사이에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었지만 말입니다.

대공황의 어둠 속에서

대공황 발생 3년 후, 여전히 1,500만 명의 미국인들이 고용사무소 앞에 갈 곳 없이 모여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록펠러 가문은 도시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 아니 정확히는 자신들의 거대한 건설 프로젝트 덕분에 도시가 숨을 쉬고 있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지상 256미터 상공의 역사적 순간

1932년 9월 29일, 스카이스크래퍼를 건설하던 주로 아일랜드계 이민자 출신 노동자들에게 지상 256미터 높이의 철골 빔 위에 올라서 휴식 시간을 보내는 듯한 사진을 촬영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늘날이라면 안전 문제로 큰 논란을 일으켰을 법한 이 무방비한 촬영 환경은, 당시 기준으로는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강인한 근로자의 기개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한 세대의 상징이 된 사진

이 사진은 같은 해 10월 2일 '뉴욕 헤럴드 트리뷴' 일요판에 게재되었고, 단순한 홍보성 연출을 훨씬 넘어선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천루 위의 점심시간(Lunch atop a Skyscraper)'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대공황의 절망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미국 노동자의 정신을 담아내며 한 세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로 꼽힙니다.

흥미롭게도 현재 이 건물에는 NBC 방송국 본사가 입주해 있으며, 이곳은 뉴욕의 랜드마크이자 방송 역사의 현장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