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로마의 육식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겨울잠쥐(도르마우스) 고기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다소 충격적으로 들리지만, 수천 년 전 겨울잠쥐 고기는 최고급 진미로 손꼽히던 별미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물론 로마가 있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둔 동물이 과연 있었을까요? 작고 무해한 이 작은 생물조차 식단의 기본 재료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살을 불리다: 글리라리아
더 흥미로운 사실은 겨울잠쥐가 단순히 잡혀서 조리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더 맛있고 고소한 고기를 얻기 위해 특별한 사육 과정을 거쳤는데, 겨울잠쥐들은 '글리라리아(gliraria)'라고 불리는 특수한 사육 용기 안에서 오랫동안 어둠 속에 두어 살을 불렸습니다. 입맛에 맞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도살되어 요리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겨울잠쥐를 요리하는 방법
가장 널리 알려진 겨울잠쥐 요리법은 돼지고기 미트볼과 후추, 그리고 '라세르(laser)'라는 향신료로 배를 채워 조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라세르는 북아프리카의 키레네(오늘날 리비아 지역)에서 자라던 실피움(silphium)이라는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즙으로 만든 귀한 향신료였습니다.
부유층만 누릴 수 있던 진미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겨울잠쥐 고기는 당시 로마의 다른 육류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매우 비싸, 하층민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음식이었습니다. 결국 이 진미는 주로 가장 부유한 시민들만이 즐길 수 있었던 사치스러운 별미였던 셈입니다.